(서울=연합뉴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는 주요 통계 지표 및 설문 등을 토대로 한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을 평가대상 64개국 중 28위로 평가했다. 이는 지난해(27위)보다 한 단계 하락한 순위다. 우리나라는 2020년 23위를 기록한 뒤 3년 연속 순위가 보합·하락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14개국 중 순위는 7위로 이 역시 작년(6위)보다 1단계 낮아졌다. 대만은 6위, 홍콩 7위, 중국 21위 등이다. IMD 국가경쟁력 순위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 20개 부문을 평가한 결과다.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지난 3년간 정체하거나 퇴보하는 양상을 벗지 못하는 실태를 면밀히 살펴야 할 때다.
이번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부문별로 보면 개별 항목의 순위에서 다소간 편차가 나타난다. 경제 성과 순위는 지난해 22위에서 올해 14위로 8계단 상승했다. 경제 성과 순위 상승은 고용(6위→4위), 물가(49위→41위), 국내 경제(12위→11위) 등 세부 항목의 순위가 작년보다 오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효율성은 작년 36위에서 올해 38위로 하락했다. 재정(32위→40위), 기업 여건(48위→53위), 제도 여건(31위→33위) 등 대부분의 세부 항목에서 전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재정의 경우 국내총생산 대비 재정수지와 정부 부채 실질 증가율 등 주요 지표의 순위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정 적자와 국가채무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 효율성 부문의 세부 항목에서 순위가 크게 하락한 점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재정 건전성 문제는 이미 시급한 과제로 등장해 있다. 정부가 지난 15일 발표한 6월 재정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국가채무(중앙정부 채무)가 1천72조7천억원으로 전월보다 19조원 증가했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39조원 늘었다.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월 말 기준으로 29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쓴 돈이 29조원 더 많다는 의미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을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45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7조원 더 늘어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7일 공개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급격한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재정 건전성 제고 추진을 권고하기도 했다. 재정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과 비교해 일정 수준 내로 제한하는 등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정 준칙 입법화 논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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