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이상 기온서 12시간 운전…사고위험 줄어들 듯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섭씨 40도 넘는 무더위 속에 하루 최장 12시간 운전하는 인도 트럭 운전사들이 2025년부터는 에어컨 바람을 쐬며 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운전사들의 피로도도 낮아지고 교통사고 위험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일간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20일(현지시간) 니틴 가드카리 연방정부 도로운송부 장관이 전날 트럭 운전실(cabin) 에어컨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18개월 과도기간을 둬 트럭 운송업계가 트럭 운전실에 에어컨을 달도록 했다.
트럭 운전실이란 운전석이 설치된 분리된 공간을 의미한다.
인도 정부의 이 같은 조처는 스웨덴 볼보나 스카니아와 같은 글로벌 버스·트럭 제조업체들이 운전실에 에어컨이 장착된 첨단 트럭을 생산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자국 트럭 운전사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드카리 장관은 이날 수도 뉴델리에서 한 자동차 업체가 마련한 행사에 참석해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운전사들이 하루 12∼14시간 운전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는 버스나 트럭 운전사의 노동 시간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트럭이나 버스) 운전사들은 43∼47도나 되는 기온 속에 운전한다. 우리는 이들의 (노동) 조건을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나는 장관이 된 이후 에어컨 장착 운전실 도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늘 모든 트럭 운전실에 에어컨을 장착하도록 하는 방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인도국민당(BJP) 총재를 지낸 가드카리는 소속 당이 정권을 잡은 2014년 5월 도로운송부 장관에 취임해 10년째 장관직을 맡고 있다.
도로운송부는 당초 2016년 트럭 및 버스 운전실 에어컨 장착 방안을 내놓고 논의를 거듭해오다가 운전실에 에어컨이 있는 볼보 버스가 들어온 이후 버스 운전실 에어컨 장착 방안을 수용했다. 그러나 트럭 운전실 에어컨 도입 논의는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다.
도로운송부의 한 관계자는 "업계는 (트럭 및 버스 운전실 에어컨 장착) 방안이 선택 사안이 되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면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운전사들이 에어컨 장착 운전석에서 차를 몰면 졸릴 수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고 이전 상황을 전했다.
신문은 한 대의 트럭 운전실에 에어컨을 다는 비용이 1만∼2만루피(약 16만∼32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인도에서 도로안전과 비상의료 문제에 초점을 맞춰 활동하는 비영리단체 '생명구조재단'이 인도 내 10개 주(州)에서 트럭 운전사들을 상대로 실시해 2020년 내놓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50%의 응답자가 피곤하거나 졸려도 트럭을 몬다고 답했다. 트럭 운전사의 하루 평균 운전시간은 11.9시간에 달했다.
신문은 도로상 충돌사고에 관한 인도 정부의 최근 통계치를 인용, 2021년 한 해에 9천382명의 트럭 운전사가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이들 사고 트럭으로 숨진 사람이 3만406명에 달했는데 이는 모든 도로 사고 사망자의 41.4%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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