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 前 중국 관료 귀국시키기 위해 감시하고 협박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중국이 해외 거주 자국민의 강제 귀국을 위해 벌이는 소위 '여우사냥' 작전 관련자에 대해 미국 법원이 처음으로 단죄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이 이날 스토킹과 공모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충잉과 주융 등 피고인 2명에게 유죄를 평결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들을 도운 전직 뉴욕경찰 출신 사설탐정 마이클 맥마흔은 스토킹 등 혐의 외에도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이들은 10여년 전부터 미국에 거주하는 쉬진과 그의 가족을 협박하고 괴롭혀 귀국을 종용했다.
전직 중국 정부 관료였던 쉬진은 중국에서 횡령 혐의를 받고 있고, 귀국 시 최대 사형 선고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고향에 남은 쉬진의 가족을 투옥하고, 82세의 부친을 미국으로 보내 아들의 귀국을 설득하게 하는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쉬진이 이런 설득에도 넘어가지 않자 정충잉은 지난 2018년 쉬진의 거주지인 뉴저지주(州) 워런까지 찾아가 협박이 담긴 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정충인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협박 편지는 단지 농담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맥마흔은 지난 2016년과 2017년 6개월에 걸쳐 쉬진을 감시하고, 그의 행적과 자산과 관련한 자료를 수집했다.
검찰 수사 결과 그는 중국 우한의 공안 간부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지난 2020년 이들이 기소될 당시 "중국 정부는 자유와 인권, 법치라는 미국의 정신을 모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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