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후후이 주의회서 법안 개정…반대파-경찰 충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아르헨티나 북부에서 원주민 자치 권한을 제한하는 등의 법안에 반발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해 최소 70여명이 다쳤다.
20일(현지시간) 텔람 통신과 라나시온, 클라린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정오께부터 북부 후후이주 주도인 산살바도르데후후이에서 원주민 단체 소속 회원 등 수백명이 주 법령 개정에 저항하며 거리에서 소요 사태를 일으켰다.
시위자들은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주의회 건물에 난입을 시도했다. 이에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며 대응한 것으로 파악됐다.
4시간가량 이어진 시위와 이를 해산시키는 과정에 최소 70명이 다쳤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30여명은 경찰에 구금 조처됐다.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피를 흘리며 거리에 쓰러진 이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이 빠르게 공유됐다.
이번 유혈 사태는 후후이 지역 원주민과 노동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전국 단체와 연관돼 있다.
후후이 출신 정치인인 밀라그로 살라(59)가 지난 1999년 창립한 해당 단체는 주택 건설, 사회 보장, 의료, 연금, 교육 등 일부 자체 시스템을 도입해 성장한 원주민·노동자 조직이다.
2015년 취임한 헤라르도 모랄레스(63) 후후이 주지사는 그러나 "적법한 근거 없이 무단으로 건물을 점거하고 있다"는 등 이유로 이 단체의 각종 권한에 문제를 제기했다. 후후이 주 정부는 이 지역 학교에 대해 교육기관으로서의 법적 지위 만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후 수년간 각종 고발과 반목, 갈등이 이어져 오던 상황에서 후후이 주의회는 이날 취득 경위를 확인하기 어려운 원주민의 재산권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가결했다고 텔람 통신은 보도했다. 주지사는 곧바로 이를 승인하고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서는 오는 10월 대선에 출마할 채비를 갖춘 우파 성향의 모랄레스 후후이 주지사가 중도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정책에 맞서면서 비롯된 충돌로 분석한다. 모랄레스 주지사는 평소 페르난데스 정부에 대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온 바 있다.
후후이 지역에서의 '폭력'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법 개혁을 강요하면서, 우리의 사랑하는 후후이 지방을 이 지경에 이끈 책임은 당신(모랄레스)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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