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군 "유럽뿐 아니라 한·일 등 동맹국 보호에 활용"
25개국 전투기 등 250대, 1만명 투입 '러 유사' 적군 대응 훈련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창설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 중인 훈련이 유럽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침략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훈련에 참여한 나토 동맹국 사령관들은 독일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이번 훈련을 러시아와 중국의 침략 가능성을 억제할 귀한 교훈을 주는 시간으로 본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토군은 이달 12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독일을 중심으로 창설 이후 최대 규모 방공훈련인 '에어 디펜더23'을 진행하고 있다. 총 25개국이 참여하고 나토군 1만명과 미 전투기 100대 등 250대의 전투기와 항공기, 헬리콥터가 동원됐다.
훈련에서는 독일 발트해 연안 로스토크항에 가상의 동부연합군이 특공대와 함께 사보타주 공격을 가해 나토가 집단방위체제를 상징하는 조약 제5조를 발동하는 상황이 가정됐다.
WSJ은 이에 대해 훈련 참여국들이 '러시아와 유사한' 적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 기간 동맹국 군용기들은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가 국경을 맞댄 발트 지역과 흑해 주변에 출격했고 낙하산 부대 강하와 적진 폭격, 미사일 및 전투기 공격 대응 등을 훈련했다.
이에 더해 WSJ은 훈련에 참여하는 국가들이 특히 이번 훈련에 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협력 국가인 일본, 나토 가입이 지연되고 있는 스웨덴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짚으면서,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 방위도 염두에 둔다는 동맹국 사령관의 언급을 전했다.
전략폭격기 B-1, 전투기 F-35 등 100대를 이번에 투입한 미 주방위 공군의 마이클 로 중장은 이번 훈련의 교훈이 유럽 방위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과 같은 동맹국들을 중국을 비롯한 적수로부터 보호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상부터 실행까지 이번 훈련을 주도한 잉고 게르하르츠 독일 연방공군 참모총장은 훈련의 목적이 중국과 러시아 등에 힘을 과시하는 것뿐 아니라 나토가 준비됐고 방어 의지가 있음을 회원국 국민에게 확인시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훈련은 공격에 대응해 신속하게 넓은 범위에 걸쳐 병력과 장비를 움직일 수 있는 나토의 기동력을 보여주고 있다.
게르하르츠 총장은 이로써 나토의 영토와 영공이 '레드라인'(위반하면 걸맞은 대응이 뒤따르는 금지선)이라는 분명한 신호를 러시아 등에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16일 훈련이 진행 중인 독일 군용비행장을 방문해 "이번 훈련은 우리가 영토의 모든 1cm를 방위할 준비가 돼 있다는 공언을 모두 곧이들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로파이터 조종석에 앉아 전투기 현황에 대한 보고를 받기도 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20일 독일 야겔 군용비행장을 방문해 "모든 가능한 적이 나토가 함께 있고, 공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한 공격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훈령의 목적이 억제력에 있음을 거듭 밝혔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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