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작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거쳐 '시진핑 집권 3기'가 시작한 이후 중국 지도부의 회의 관련 보도가 줄어드는 등 정치의 투명성이 퇴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일간 명보가 진단했다.
명보의 중국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인 쑨자예는 21일 자 칼럼에서 과거 회의 내용이 간략하게든 상세하게든 공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공산당 중앙정치국(24명) 월례 회의 보도가 작년 11월과 올해 1월, 5월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최고 지도부의 회의나 동선의 경우 관영통신 신화사와 관영 방송사인 중앙TV(CCTV) 보도를 통해 확인되며, 신화사 등이 보도하지 않은 회의나 동정을 다른 매체들이 독자적으로 취재해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회의 보도가 없었던 작년 11월과 올해 1, 5월에는 정치국 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1월 31일과 5월 29일 중앙정치국 집체학습 관련 보도가 각각 나왔다는 점은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렸다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집체학습과 정치국 회의가 같은 날 잇달아 열리는 관례에 비춰 1월과 5월에는 정치국 회의가 열렸으나 대외적으로 개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쑨자예는 분석했다.
당 중앙정치국 위원 신분을 가진 상하이, 충칭, 광둥성, 신장위구르자치구 등 지방 주요 지역 당 서기들이 먼 곳에서 베이징까지 왔는데, 회의 없이 학습만 시키고 돌려보내진 않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추정이다.
직제상 중앙정치국 위의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7명)도 작년 10월 당 대회 이후 개최 사실을 전한 보도가 2차례뿐이었다. 이 역시 회의는 열렸으되 대부분 개최 사실·회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쑨자예는 추측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업무 조례에 따르면 중앙정치국 상무위 회의와 중앙정치국 회의는 보통 정기적으로 열리며, 중요한 상황 발생 시 수시 소집도 가능하게 돼 있다.
쑨자예는 후진타오 집권기(국가주석 기준 2003년 3월∼2013년 3월)에 중앙정치국 월례회의 공개 보도 관행이 형성됐는데, 최근 대외환경이 악화하면서 고위층의 '위기 의식'이 점점 커짐에 따라 지난 30년간 진전을 보여온 중국 정치의 투명화 추세가 일부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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