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포함 205명 사절단 구성…공급망 협력 강화
방산 수주 계기 기대…LNG프로젝트·건설 협력 MOU도 예정
(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22∼24일)에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하면서 이들이 내놓을 투자 협력 보따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절단은 중국과 미국에 이은 3대 교역국인 베트남과의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등 차세대 기술 협력, 에너지·친환경 프로젝트 참여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등이 총출동한다.
사절단은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 6곳, 협회·조합 6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으로 구성됐다. 업종만 봐도 반도체, 방산, 조선, 건설, 화장품, 식품, 소프트웨어 개발, 의료기기 등으로 다양하다.
◇ 삼성, 베트남 수출 20% 차지…현대차, 車시장 공략 박차
현재 베트남과 활발하게 협력하는 기업 중 하나는 삼성이다.
1989년 베트남 하노이에 삼성물산 무역사무소를 설치하면서 베트남에 처음 진출한 삼성은 현재는 호찌민, 박닌, 타이응우옌 등에서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TV,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베트남 정·관계 인사들과도 두루 교류해 왔다. 이 회장은 작년 12월 총 2억2천만달러(약 2천830억원)가 투입된 베트남 삼성 연구개발(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베트남의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양국 간 우호협력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SK㈜ 등이 총 5억달러(약 6천460억원)를 출자,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올해에는 베트남 최대 식음료·유통기업 마산그룹의 유통전문 자회사 빈커머스 지분 16.3%를 매입했으며, 마산그룹의 유통 지주사 크라운엑스에도 투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 베트남 탄콩그룹과 생산합작법인 HTMV를, 2021년에는 판매합작법인 HTV를 설립하고 지난해 HTMV 2공장을 준공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HTMV 출범 2년 만에 도요타를 제치고 베트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4년 베트남 쯔엉하이자동차와 CKD(반제품 조립) 사업을 시작한 기아는 지난해 베트남 진출 후 처음으로 연간 6만대를 돌파했다.
LG그룹은 1995년 LG전자가 베트남에 첫 진출한 이후 현재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베트남 내 7개 생산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 중이다. 작년 생산규모는 120억달러(약 15조원) 수준으로 성장해 베트남 국내총생산(GDP)의 약 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하이퐁 클러스터는 전자계열 3개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작년 기준 글로벌 세트·부품 생산액의 15%를 차지했다.
롯데그룹은 식품·외식, 유통·서비스 부문 등 19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있다.
롯데쇼핑은 올 하반기 하노이 떠이호 신도시 상업지구에 연면적 10만7천평 규모의 한국형 상업 복합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연다. 3천300억원을 투자한 대규모 프로젝트로, 단일 복합물 단지로는 현지 최대 규모다.
호찌민시에 총 사업비 9억달러(약 1조1천600억원) 규모의 복합단지 건설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총 7개의 화력발전 프로젝트에 참여해 베트남 전력 인프라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트남에너지연구원 등과 암모니아 혼소 발전소 도입도 추진 중이다.
2007년 진출한 효성은 현재까지 약 35억달러를 투자, 총 6개의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베트남은 효성의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핵심 사업의 글로벌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베트남 총수출의 1%가량을 담당하는 효성은 지난해 베트남에서 3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도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 규모에서도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 기업 가운데 삼성과 LG에 이어 3번째라고 효성 측은 밝혔다.
◇ 방산 수주 계기 될까…LNG 프로젝트 MOU 잇따라 체결
기존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는 것 외에 방산, 친환경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추가 협력 방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특히 한국이 베트남에 주요 무기 체계를 수출하는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노후 군용 헬기 교체 수요가 큰 베트남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국산 다목적 헬기 수리온(KUH-1)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양국 간 군용 헬기 분야의 협력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3월 방한한 베트남 국방장관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K-9 자주포 등 국내 무기에 관심을 보인 만큼 수주 기회 등도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협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GS에너지는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비나캐피탈과 3조5천억원 규모의 투자협력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다. 앞서 GS에너지는 2019년 11월 비나캐피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베트남 남부 지역에 3기가와트(GW) 규모의 초대형 LNG복합화력발전소를 세워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한화에너지도 1.5GW 규모의 하이랑 LNG 발전사업 관련 MOU 체결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21년 한국남부발전과 한국가스공사, 한화에너지로 구성된 코리아 컨소시엄은 총 사업비 2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하이랑 LNG 발전사업 투자자로 최종 선정됐다.
◇ 건설업계에는 '기회의 땅'…화장품·의류 등도 사업기회 모색
건설업계와 화장품업계 등도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하노이에서 '스타레이크' 신도시 복합개발사업을 진행 중인 대우건설은 사업 확대를 위해 현지 업체와 MOU를 맺을 전망이다.
스타레이크 사업은 여의도 3분의 2 크기인 186만3천㎡ 부지를 '한국형 신도시'로 개발하는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하노이에서 메트로 3호선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도 신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한 MOU를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경제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화장품 사업의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한국콜마는 현재 자회사 HK이노엔을 통해 베트남 현지에 건강기능식품과 숙취해소제를 유통하고 있는 만큼 화장품 등으로 사업 확대 가능성을 모색한다.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이 포함됐다.
베트남 현지에 별도 법인은 없는 코스맥스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베트남 시장에 코스맥스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김익환 부회장이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는 한세실업은 이번 방문을 통해 현지 기업과 협력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세실업은 베트남에만 10개 법인을 두고 협력업체를 포함해 약 2만5천명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의류의 수출 규모도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야놀자클라우드는 베트남 시장에서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사업 확대 기회를 모색한다.
(장하나 차대운 권혜진 전성훈 임기창 이신영 차민지 기자)
hanajjang@yna.co.kr
무기수출 4강 가려면 넘어야 할 국가는? / 연합뉴스 (Yonhapnews)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