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의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홍콩민의연구소(PORI)가 톈안먼 민주화시위 등 8개 종류의 설문 결과를 더 이상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21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홍콩민의연구소는 전날 성명을 통해 향후 톈안먼 시위에 대한 중국의 대응, 홍콩인의 중국인 정체성 인식,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 입법회(의회) 의원에 대한 평가, 기율부대에 대한 인식 등 8개 종류의 여론 조사 결과를 비공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홍콩 기율부대는 경찰, 징교서(교정부), 입경처(이민국) 등 법을 집행하는 6개 기관들을 뜻한다.
홍콩민의연구소는 앞으로는 매년 해온 정기 여론조사의 절반가량만 결과를 발표할 것이며 기존 조사 중 4분의 1은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비공개로 전환한 설문은 유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달 발표하겠다고 알렸다.
이번 조치는 이 연구소가 지난 6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34주년 관련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취소한 데 이은 것이다.
당시 연구소는 한 정부 관리가 연락을 해왔으며 정부의 '위험 평가'를 고려해 해당 설문 결과를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홍콩민의연구소는 1993년부터 매년 1989년 발생한 톈안먼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당시 중국 학생들의 참여와 중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홍콩인들의 생각을 조사해왔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시행 후 홍콩에서 30년 역사를 간직한 톈안먼 시위 희생자 추모 촛불 시위가 자취를 감추면서 관련 여론조사도 영향을 받게 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홍콩 정부가 반대 의견의 잠재적 원천을 막으려 하면서 톈안먼 시위 탄압 같은 논란의 주제가 금기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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