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 철수했던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계약할듯
한·이라크 공동위 6년만에 재개…이라크, 韓기업 투자사업 참여 요청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이라크 정부가 14조원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사업을 재개하고, 더 큰 규모의 신도시·주거단지 사업을 발주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화 건설부문은 이라크 정부로부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해 비스마야 사업 철수를 결정했는데, 이라크가 미수금 해결 의지를 밝혀 조만간 재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우드 알 그라이리 이라크 무역부 장관은 21일 한·이라크 공동위원회에 참석한 뒤 열린 기자단 인터뷰에서 "수일 내로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문제가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돼 다른 프로젝트들과 함께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우리 정부와 이라크는 중단됐던 공동위원회를 6년 만에 다시 열어 인프라, 교통, 항공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라크는 1년에 걸친 정국 혼란 끝에 지난해 10월 대통령을 선출하고, 새 총리가 지명되면서 안정기에 접어든 상태다.
알 그라이리 장관은 "새로운 정부는 완전히 다른 정책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며 "투자 기회를 더 투명하게 보장하고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3년 치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해 신도시, 항만 등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비스마야 사업 미수금 문제에 대해선 "그간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인근 550만평 부지에 주택 10만호와 교육시설, 병원, 도로 등 각종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가 101억2천만달러(약 13조원)에 달한다.
한화건설은 2012년 주택 건설 사업을 수주하고 2015년엔 사회기반시설 건설까지 따냈으나,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사가 사실상 멈추자 지난해 10월 계약 해지와 철수를 결정했다.
올해 1월 사업 재개 합의문에 서명하고 이라크 정부와 사업재개를 논의했지만 이라크 측의 자금 조달 문제로 협의가 지연돼왔다.
공동위에서 이라크 정부는 새로운 투자사업 800개를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라크 정부가 개발 계획과 함께 3년 치 예산을 확보한 상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분위기에서 사업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 기업은 카르발라 정유공장(현대건설), 알포(Al Faw) 신항만 개발 공사(대우건설) 등의 이라크 국책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3조3천억원 규모인 바그다드 경천철, 대우건설은 총 53조원을 투입하는 알포 신항만 사업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원 장관은 "정체됐던 문제들이 해소되면서 수주와 함께 실적으로 연결이 될 것"이라며 "올 한 해 해외수주 목표(350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이라크 측은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진출도 희망했다.
알 그라이리 장관은 "한국 기업은 이라크 내에서 프로젝트 진행 속도가 빠르고 약속을 잘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 기업이 이라크에서 존재감을 더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국토부 장관과 이라크 무역부 장관이 수석대표인 한·이라크 공동위는 1984년부터 2017년까지 8차례에 걸쳐 열렸으나, 이후 이라크 정세 불안 등으로 6년간 개최되지 못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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