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테러 발생한 서안 엘리 난민촌에 가옥 1천채 건립 발표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 팔레스타인 마을에 몰려가 방화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초강경 우파 정부가 자국민을 겨냥한 총격 테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요르단강 서안 중부에 있는 엘리 정착촌에 주택 1천 채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엘리 정착촌은 전날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하마스 조직원 등의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당시 총격으로 이스라엘인 4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성명은 "테러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그 대상을 강력하게 타격하고 우리의 땅을 건설하는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정착촌 내 주택 추가건설 계획이 다음 주 승인 절차를 밟게 될 4천여채의 정착촌 건물 추가 건립 계획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착촌 감시 단체인 피스 나우에 따르면 엘리 정착촌에는 이미 1천여채의 가옥이 들어서 있다.
이날 발표된 계획에 따라 1천채가 추가로 건설되면, 정착촌 규모는 2배로 늘어나게 된다.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 등을 점령한 뒤 이곳에 정착촌을 건설해 유대인들을 이주시켰다.
지난 1월 현재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는 총 144개의 정착촌과 100여 개의 불법 정착촌이 있으며, 요르단강 서안에는 45만여 명, 동예루살렘에는 약 22만 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점령지역에 정착촌을 짓고 유대인을 이주시키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서안에 거주하는 수백명의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은 전날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하마스 조직원 등의 총기 난사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팔레스타인 마을에 들어가 불을 지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서안 남부 투르무스 아야 주민들에 따르면 400여명의 유대인 정착촌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가 가옥과 차량을 부수거나 불을 질렀다.
마을 대표인 라피 아디브에 따르면 정착촌 주민들의 방화로 가옥 30여채와 차량 60대가 일부 또는 완전히 소실됐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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