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는 '링'과 '알렉사' 개인정보 수집 소송…400억원에 합의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로부터 또 소송을 당했다.
FTC는 21일(현지시간) 아마존이 고객들을 속여 유료 회원제 프로그램인 프라임에 가입하게 하고 취소 절차는 복잡하게 만들어 FTC법과 '온라인 신뢰회복법'(Restore Online Shoppers' Confidence Act)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간 139달러에 아마존 사이트에서 쇼핑하고 무료 배송을 받을 수 있는 회원제 프로그램이다. 전 세계 2억명 이상이 가입돼 있다.
FTC는 고객들이 프라임에 가입하도록 하기 위해 아마존이 '다크패턴'(눈속임 상술)을 이용했다고 판단했다. 이용자들로 하여금 특정 선택을 하도록 하는 기만적인 수법으로 동의 없이 가입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또 프라임이 없으면 사이트에서 물건 사는 것을 어렵게 했고, '거래 종료'는 프라임 가입에 동의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라임 취소 절차는 복잡하게 돼 있어 프라임 구독 종료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FTC는 주장했다.
아마존은 이런 가입과 취소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내부적으로는 트로이 전쟁에 관한 호머의 서사시인 '일리아드'라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FTC는 덧붙였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성명에서 "아마존은 이용자를 속여 동의 없이 프라임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그들을 좌절하게 하고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FTC의 주장은 팩트가 틀렸다"며 "진실은 고객들이 프라임을 사랑하며, 프라임은 명확하고 간단하게 고객이 가입하거나 취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FTC가 우리에게 사전 통지도 하지 않고, 우리와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결과를 발표한 것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아마존은 앞서 지난달 31일, 2018년 인수한 스마트홈 업체 '링'(Ring)이 이용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FTC가 제기한 소송의 해결을 위해 580만 달러(75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아마존 인공지능(AI) 플랫폼인 알렉사가 구동하는 스피커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며 FTC를 대신해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도 2천500만 달러(323억원)에 합의한 바 있다.
이날 뉴욕 증시 정규장에서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0.76% 하락 마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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