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티베트를 거대 감옥으로 만들어…문화적 학살 자행"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의 불안정한 경제 하강 국면이 대만이나 인도에 대한 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고 티베트 망명정부 수반이 관측했다.
22일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펜파 체링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는 전날 호주 캔버라 국가프레스클럽 연설에서 중국은 인도, 대만, 남중국해에서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을 유지하고 있지만, 우선순위는 청년실업이 치솟는 가운데 하강하는 경제에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은 오늘날 매우 불안정하기에 우리는 계속 그 역동성을 주시해야 한다"며 "현재 내 분석으로는 중국 공산당은 생존에 위협이 있다면 분명히 이들 장소 중 한 곳을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둔화에 따른 내부 불만 고조로 체제가 위협받게 되면 외부 공격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체링 총리는 이와 함께 중국이 티베트에서 문화적 학살을 자행하며 티베트를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티베트는 누구도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는 거대 감옥"이라며 "중국은 그렇게 티베트를 봉쇄해놓고는 그곳이 사회주의자의 천국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베트가 사회주의자의 천국이라면 왜 중국 정부는 사람들이 그 천국을 볼 수 있게 허용하지 않느냐"면서 티베트에는 정치적 권리나 시민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중국이 티베트 어린이들을 중국 문화에 동화되게 하고자 부모와 떼어내 기숙학교로 보내고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만다린)를 의무적으로 배우도록 하는 '문화적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티베트에서 불교 승려들이 실종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없고 중국 당국을 비판하면 투옥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이듬해인 1951년 5월 23일 티베트와 '시짱 평화해방 방법에 관한 협의'라는 조약을 맺고 티베트를 병합했다.
이후 1959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고, 1965년 이 지역을 시짱 자치구로 편입했다.
중국 정부는 티베트 점령에 대해 농노 사회였던 티베트를 해방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1959년 봉기가 실패하자 티베트를 떠나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고원지대인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웠다.
달라이 라마는 이후 400년 넘게 유지돼온 티베트 전통의 법왕(法王) 체제를 종식하고 제정분리를 통해 총리에게 정치를 맡겼다. 이어 2011년 총리의 권한을 티베트어로 정치지도자를 의미하는 '시쿙'(sikyong)으로 높이고 정치적 권한을 전부 이양했다.
체링 총리는 티베트가 독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자치를 원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티베트 망명정부는 중국이 티베트 환경을 보호하고 티베트의 문화·종교·언어의 보존 같은 기본 권리를 인정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체링 총리는 호주가 다른 국제적 처벌과 동등하게 티베트에서 인권 유린 범죄를 자행한 중국 관리들을 제재하길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인권 유린과 관련해) 호주 정부가 이란, 미얀마, 러시아를 제재한 것을 안다"며 "그러나 중국 문제에서는 모두가 조금 진정한다. 큰 나라에 관한 한 그들은 모든 것을 피해 가려 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은 국가프레스클럽이 체링 총리의 연설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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