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망
"미국의 대중제재 지속…중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중국 경제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도 당초 예상보다 회복세가 더딘 이유는 중국 정부의 정치적 규제로 인해 민간 부문이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2일 '중국경제 둔화 전망과 미·중 디커플링의 전략적 함의'를 주제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 출신인 라디 선임연구원은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전적으로 주도해온 민간 부문이 중국 정부의 정치적 규제로 동력을 잃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대중 제재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여전히 10년간 연 6∼7% 성장을 달성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이런 부정적 여건이 지속된다면 향후 4∼5년은 연 3∼4% 성장에 머무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간 부문 투자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약화하면서 중국 경제 회복력이 떨어졌다"며 민간 부문의 고용과 수출이 지난 수십년간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의 90%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 부문 성장이 더딘 이유로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민간 IT기업의 몰락, 중국 정부의 기업 간섭·통제, 투자 지원 협력 요구 등을 꼽았다.
그는 최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와 연쇄 회담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는 "고위급 소통을 재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양국 간 긴장 관계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라디 선임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의 대중국 반도체·슈퍼컴퓨터·인공지능·바이오테크 등 첨단기술 수출을 제약해 미국과 중국 간 갭을 확대하고자 하는 근본적 대중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이러한 정책 기조는 중국 경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의 대안으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인도의 제조업 기반이 여전히 작고, 공급망 측면에서도 중국을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한 최근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는 것과 관련해 "중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 시장 주도적인 현상으로 보이고, 당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거나 부추기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민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연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돼 위안화 약세 기조도 당분간 계속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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