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페이스북 인종·종교 관련 부적절 게시물 제거 수차례 요청"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유해 콘텐츠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방송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는 "페이스북에는 최근 명예 훼손, 타인 사칭, 온라인 도박·사기 광고뿐만 아니라 인종, 종교, 왕실 등 민감한 주제와 관련된 상당한 양의 부적절한 유해 콘텐츠가 나돌았다"고 말했다.
MCMC는 "메타는 거듭된 요청에도 충분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며 "메타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MCMC는 메타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조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는 다수인 말레이계 외에 중국계, 인도계 등이 존재하는 다민족·다종교 사회다. 1969년 말레이계와 중국계 간 갈등으로 유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 당시에도 민족 간 갈등이 증폭됐고, 새 정부는 인종과 종교적 갈등을 촉발하는 게시물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의 이번 대응은 오는 8월 6개 주에서 치러질 예정인 지방 선거를 앞두고 나왔다. 현 정부의 반대 세력인 강성 이슬람 정당들은 SNS를 공격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말레이시아 인구의 약 60%가 사용하는 1위 SNS 채널이다.
정부는 앞서 이달 초에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 측이 음란물, 마약, 투자 사기 문제 등과 관련한 협조 요청을 거부하자 조치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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