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후 이틀간 8.5% 하락…"인상폭 예상 못 미친 탓"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튀르키예가 기준금리를 기존 8.5%에서 15%로 인상하며 2년 3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중단했음에도 리라화 가치는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달러당 리라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25.74를 기록하는 등 리라화 가치가 이날 3.3% 하락해 역대 최저치에 달했다.
전날까지 포함하면 리라화 가치는 약 8.5% 하락했다.
전날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며 리라화 가치 폭락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폭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던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중앙은행의 결정을 앞두고 로이터가 예상한 인상 폭은 21%였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전날 결정에 대해 "정책 전환이 우리 생각보다 좀 더 점진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신임 하피즈 가예 에르칸 중앙은행 총재가 현 정부하에서 공격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처할 만한 여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튀르키예 금융당국은 급진적인 정책 변동이 시장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점진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로이터에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렸을 경우 은행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실질 금리를 주시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금리 사이의 균형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메흐메트 심셰크 신임 재무장관도 최근 "물가 안정을 향한 길은 점진적이지만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고, 중앙은행 역시 전날 시의적절하고 점진적 방법으로 긴축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튀르키예는 세계적인 고물가에도 2021년 이후 2년 넘게 금리 인하 기조를 고수하면서 지난해 한때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85%를 넘을 정도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물가 상승률은 최근 들어 40% 미만으로 다소 낮아졌으나, 지난 10년간 리라화 가치는 90% 이상 하락하고 환율 방어를 위한 중앙은행 준비금이 고갈되는 등 경제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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