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표현 자유' 앞세우는 트위터 방문해 유해 콘텐츠 대책 점검

입력 2023-06-24 06:59  

EU, '표현 자유' 앞세우는 트위터 방문해 유해 콘텐츠 대책 점검
'EU 규칙 따라야' 경고했던 집행위원 "디지털서비스법 준수 의지 확인"
"머스크·야카리노와 건설적 대화 나눠…아직 할일 남아 있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오는 8월 불법·유해 콘텐츠 확산 차단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법(DSA) 시행을 앞두고 대표단을 트위터 본사에 보내 트위터의 실태를 점검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주 디지털 전문가 5~10명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트위터 본사를 방문했다.
트위터가 DSA 시행을 앞두고 규정 준수를 위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DSA는 특정 인종, 성, 종교에 편파적인 발언이나 테러, 아동 성(性) 학대 등과 연관 있는 콘텐츠의 온라인 유포를 막기 위해 도입된 법률이다.
구글, 트위터, 틱톡, 유튜브 등 19개 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는 이 법은 위반 시 총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위터가 규정 준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DSA를 준수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 방문 기간 대주주 일론 머스크와 화상 회의를 하고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이 문제에 논의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트위터가 이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머스크, 야카리노와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트위터가 해야 할 일이 많으며, 관건은 충분한 자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지난 10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완료 이후 "새(트위터 로고 지칭)가 자유로워졌다"며 표현의 자유 정책 완화를 시사하자, "유럽에선 새가 우리의 규칙에 따라 난다"고 공개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허위 정보 확산 우려에 따른 규제보다 표현의 자유 보장을 우선시하며, EU 규제당국의 '주요 감시 플랫폼' 대상이 돼왔다.
머스크 인수 후 대량 해고로 안전 관련 책임자들이 상당수 회사를 떠났고,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 EU 규정 대응을 위한 사무실도 폐쇄했다.
지난달에는 EU가 주요 소셜미디어 업체들과 함께 준수하기로 서약한 EU 실천 강령 '허위 정보에 관한 규약'에서도 탈퇴했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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