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군사적 교훈 지켜볼 것"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 중단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해당 반란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다. 공식 성명을 발표하거나 모스크바 주재 중국 대사관이 현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안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지도 않았다.
다만 신화사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은 러시아 당국과 현장의 중국 기자들을 인용해 해당 반란의 전개를 보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해당 사건이 널리 회자하면서 웨이보에서는 이날 많이 검색된 주제 중 하나가 됐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베이징에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을 만나 회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러 관계 및 공통 관심사인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소개했을 뿐, 회담이 바그너 그룹의 무장반란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푸단대 러시아·중앙아시아 연구센터의 펑위쥔 소장은 SCMP에 "개별 사건 하나가 중국과 러시아 관계나 중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 러시아의 향후 전개에 대한 불확실성, 지정학적 도전, 중국을 둘러싼 환경의 중요한 변화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제 상황은 중국에 중대한 역사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의 상황이 완화됐을 수는 있지만 깊은 정치적 분열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오직 초기 단계이며 향후 더한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웨이둥 중국사회과학원 미·중 관계 연구원은 중국이 러시아를 핵심 파트너로 여기고 있고 특히 서방과의 관계가 악화하면서 러시아의 국내 안정은 중국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소통과 교류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이 대만과 관련해 이번 사건의 정치적, 군사적 교훈을 지켜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의 한 연구원은 SCMP에 "대만을 중국 본토와 통일하기 위한 군사 행동 같은 주요 군사 행동에서 최전선의 실패는 비공식적 무장 단체를 생겨나게 할 수 있고 이는 중국 지도부가 대비해야 하는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언제나 중국이 국가 안보 위험에 대비하는 데 있어 본보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반란이 중국에 군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고가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국에는 현재 용병이 없고 당이 군에 대한 지도력을 통합했지만 지도부가 고려해야 하는 '극단적 시나리오'는 대규모 군사 행동의 최전선 실패가 군사력의 분열로 이어지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중국 지도부의 군부 장악력은 강화됐고 인민해방군은 중국 공산당에 대한 복종을 명령받았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난달 30일 열린 제20기 중앙 국가안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최악의 상황과 극단적인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높은 풍랑과 거칠고 사나운 파도, 위험한 폭풍우에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난 방문 연구원은 이번 반란이 중국에 군부와 민간 분야 간 관계에 대한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바그너 그룹에 의존했지만 해당 용병단체는 용병들에 대한 러시아 당국의 지원 부족에 대해 오래전부터 불평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전쟁은 푸틴이 명령했는데 거의 실패이거나 교착상태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중국 관변 언론인 후시진은 소셜미디어에 "이 봉기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러시아군의 안정에 그늘을 드리우며 러시아의 정치 지형에 반향과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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