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실험 신약 레스메티롬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에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으로 방치하면 간 섬유화-간경화-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비만, 당뇨병 등이 위험 요인이다.
미국의 간 건강 관련 임상시험 전문 연구기관인 피너클 임상연구소(Pinnacle Clinical Research)의 스티븐 해리슨 교수 연구팀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966명(평균연령 56세, 남성 44%, 백인 90%)을 대상으로 52주에 걸쳐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
이들은 임상시험 시작 때 조직검사에 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활동 점수가 4점, 간 섬유화 단계는 F1B, F2 또는 F3, MRI 측정 간 지방은 최소 8% 이상이었다.
이들 중 322명에게는 레스메티롬 80mg, 323명에게는 100mg, 321명에게는 위약이 투여됐다.
임상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풍선 변성 점수(ballooning score) 0점, 염증 점수 0~1점, 비알코올성 지방간 활동 점수 2점 감소였다.
임상시험 시작 때와 52주 후 간 조직검사 결과를 두 병리 전문가가 따로따로 평가했다. 그 결과 레스메티롬이 투여된 환자는 1차 평가변수에 대한 반응 강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병리 전문가의 평가는 비슷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활동 점수의 악화 없는 간 섬유화가 최소한 1단계 이상 개선된 경우는 레스메티롬 80mg 그룹이 24%, 100mg 그룹은 26%로 나타났다.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14%에 머물렀다.
간 지방은 80mg 그룹이 42%, 100mg 그룹은 51%,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은 10%가 줄었다.
또 80mg 그룹은 26%, 100mg 그룹은 30%가 간 염증이 해소됐다. 대조군은 10%에 그쳤다.
남부 덴마크 대학 오덴제 간 연구센터의 간 전문의 알렉산데르 크라그 교수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결과"라면서 이 약이 승인된다면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논평했다.
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승인된 치료제가 없다.
부작용은 위장관과 관련된 것으로, 가장 빈도가 높은 부작용은 설사였다.
실험군은 34%가 설사가 나타나 평균 2주간 계속됐다. 대조군은 16%만이 설사가 나타났다.
실험군은 임상시험이 시작된 후 첫 몇 주 사이에만 설사 발생률이 대조군보다 높았고 그 후 임상시험이 계속된 52주 동안은 설사 발생률이 대조군과 비슷했다.
연구팀은 이 임상시험을 앞으로도 54개월 동안 더 계속할 예정이다.
레스메티롬은 마드리갈 제약회사가 개발한 선별 갑상선 호르몬 베타 작용제로 지방간 대사를 증진하고 간 독성을 떨어뜨린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간 연구 협회(EASL)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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