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대통령 "나토가 동부전선 방어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러시아에서 반란을 일으켰던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리투아니아 등 벨라루스 주변국들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언론 가디언 등에 따르면 리투아니아의 기타나스 나우세다 대통령은 이날 프리고진의 벨라루스행으로 주변 지역이 위험에 처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날 국방위원회를 개최한 나우세다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프리고진의 새로운 주둔지가 될 경우 나토가 동부전선의 방어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만약 프리고진이나 바그너 그룹의 일부가 불확실한 계획과 의도를 가지고 벨라루스에 가게 된다면 이는 나토가 동부전선 방어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뜻일 뿐이라고 부연했다.
리투아니아는 벨라루스뿐 아니라 러시아와도 국경을 맞대고 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 있다는 사실과 러시아 내 혼란이 지역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릴 것이라면서 "나는 리투아니아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나토 전체에 대해 말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거대한 국가, 핵보유국을 상대하고 있으며 이 국가의 내부적 불안은 필연적으로 주변국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국방위원회에서 러시아 정권이 점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과 벨라루스가 전범들의 도피처가 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아울러 벨라루스의 정치·안보 측면을 검토하기 위해 더 많은 정보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지난 24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러시아군 수뇌부가 자신들을 공격했다는 이유로 이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반란을 일으켰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나노두의 군 본부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 남쪽 200㎞ 안까지 접근했으나, 막판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반란을 중단했다.
회담 결과 러시아는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나는 조건으로 그를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프리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키자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도 인접국도 국경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접경국인 에스토니아의 카야 칼라스 총리는 러시아 사태가 자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국경 보안이 강화됐으며, 러시아 어느 지역도 여행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핀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에드가스 링케빅스 라트비아 외무장관도 자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없다며 동맹국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불확실성이 커지고 역할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나토 역시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오아나 룬제스쿠 나토 대변인은 반란이 발생하자 러시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스웨덴의 나토 가입, 러시아에서 바그너 그룹의 최근 사건을 논의했다고 터키 대통령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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