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 거쳐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 중

입력 2023-06-27 10:34  

중국 전기차 시장, '춘추전국' 거쳐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 중
상위 4개 업체 점유율 60%로 늘어…업체 수는 500→100개로 감소
버크셔 해서웨이, '업계 1위' BYD 지분 또 줄여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전기차 시장이 여러 업체가 난립하던 '유아기'를 지나 비야디(比亞迪·BYD) 등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되는 과정에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시장 경쟁 정도를 측정하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의 HHI는 2020년 3월 말 731.9에서 지난해 12월 말 1,283.8로 상승했고 올해 3월 말 1,586.1을 기록했다.
HHI가 1,500 이하면 시장이 경쟁적이고 1,500 이상이면 중간 정도로 집중됐다고 보는 만큼, 올해 1분기 중국 전기차 시장이 공식적으로 경쟁적 시장을 벗어났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시장 변화에 따른 최대 승자로는 BYD와 테슬라 등 기존 선도업체들이 꼽힌다.
상위 4개 업체의 판매 점유율은 2020년 1분기 44%에서 올해 1분기 60%로 올라갔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 1위인 BYD와 2위 테슬라 사이의 판매 점유율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2020년 3월 말에는 테슬라(15.8%)가 BYD(15.1%)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2021년 6월 말부터 줄곧 BYD가 우세하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는 BYD(36.0%)가 테슬라(11.2%)의 3배 이상을 기록했다.
2019년 약 500곳에 달했던 중국 전기차 업체 수는 100곳 정도로 줄어든 상태로, 리서치기관인 86증권연구유한공사의 왕한양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 스타트업의 80%가량이 시장에서 퇴출당했거나 퇴출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해 전기차 산업을 지원했고 2027년까지 전기차 신차 구매 시 세제 혜택을 연장하기로 한 상태지만, 더 이상 경영난에 빠진 업체를 보조금으로 연명시키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게 블룸버그 설명이다.
초창기만 하더라도 많은 전기차업체가 보조금과 규제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차량을 만들었는데, 이들 차량의 성능·디자인이 뛰어나지 않다 보니 시장 경쟁 격화 속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상황이다.
최근 부진이 두드러진 업체는 웨이마(威馬·WM) 자동차로, 2021년 4분기 1만1천800 대였던 판매량이 올해 1분기 712대로 급감했고 임금 삭감과 해고를 단행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도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아직 초창기인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시장 통합속도가 계속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신에너지 소매 판매 대수는 58만대로 늘어났지만 전체 승용차 인도분의 3분의 1에 그쳤다는 것이다.
JSC 오토모티브의 요헨 시버트는 전기차 시장에서 초반에는 자율주행이나 대형 내장 스크린 등이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는 안전·성능 등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는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자동차업체들에 유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향후 5년이 결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미국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BYD 지분 매도를 이어갔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공시를 통해 19일 홍콩 증시에서 8천630만 달러 상당의 BYD 주식 253만주를 매도, BYD 지분율을 9.21%에서 8.98%로 줄였다고 밝혔다.
2008년부터 BYD에 투자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8월부터 지분을 매도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200만주 가까이 매도하며 지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린 바 있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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