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샤오보, 부동산 정책 등 신랄 비판…'재갈 물리기' 지적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해온 재야 경제학자가 소셜미디어(SNS) 게시 금지 조치를 당했다.
27일 신랑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는 전날 밤 유명 재야 경제학자인 우샤오보 계정의 게시 기능을 중단시켰다.
그가 중국의 실업률을 조작하고 증권시장 발전에 부정적이거나 유해한 정보를 유포했으며, 중국의 정책과 관리 제도를 공격하고 부정하는 내용을 게시해 관련 법률과 법규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그의 웨이보 계정 하단에는 '관련 법률·법규 위반에 따라 이 계정은 게시 금지 상태'라는 안내 글이 올라와 있다.
그의 웨이보 계정은 작년 6월에도 유사한 이유로 게시 기능이 차단된 바 있다.
그는 웨이보 팔로워가 473만명에 달하고 동영상 누적 재생 수가 2천152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다.
중국의 경제 정책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사이다 발언'에 네티즌들의 열띤 호응을 얻었다.
우샤오보는 지난달 27일 웨이보에 글을 올려 당국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당국의 부동산 규제 이후 지난 3년간 집값이 급락해 수십조 위안(약 수천조원)이 증발했다"며 "작년 11월 당국이 부동산 부양 정책을 내놨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야 내수가 살아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한 부동산 보유세에 대한 당국의 명확한 입장 표명과 분양가 상한제 전면 폐지, 기존 주택의 담보 대출 금리 인하 등을 요구했다.
앞서 런쩌핑, 관칭여우 등 많은 경제학자와 경제 분석가들이 지난해 당국의 경제 정책을 비판했다가 SNS 게시 금지 조처를 당한 바 있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은 2021년 8월 온라인 플랫폼과 1인 미디어를 통제하는 조처를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인터넷 정화' 작업을 벌여왔다.
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27일 "두 달간의 인터넷 정화 특별 단속을 통해 규정을 위반한 92만7천여개 계정을 적발해 이 중 6만6천여개 계정을 영구 폐쇄했으며, 141만9천여건의 규정 위반 게시물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문제의 계정이나 게시물들이 허위 정보나 유언비어를 유포, 사회 혼란을 유발했다고 밝혔지만, 당과 정부에 비판적인 여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