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쓰러뜨렸다"…현장 경찰, 총소리 듣자마자 달려가 약 4분만에 사살
법원 "정당한 무력 사용" 판단…경찰 불기소 결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지난달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외곽 앨런 쇼핑몰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현장에서 범인을 사살해 진압하는 순간을 찍은 경찰 영상이 공개됐다.
텍사스주 앨런 경찰국은 28일(현지시간)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무력 사용에 대해 심리한 법원 대배심이 전날 "텍사스 법에 따라 정당하다"고 판단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배심의 결정에 따라 총격 사건에 처음 대응한 경찰관이 당시 착용했던 보디카메라 영상을 언론에 공개했다.
약 5분 30초 분량의 이 영상은 경찰관이 쇼핑몰 앞 주차장에서 엄마와 서 있는 어린아이 2명에게 "엄마랑 차에 탈 때는 안전벨트를 잘 매야 한다. 알았지?"라고 따뜻하게 당부하는 대화로 시작한다.
이에 아이가 외국어로 대답하고 엄마가 아이의 말을 통역해 "그는 항상 안전벨트를 잘 맨다고 한다"고 전해줘 경찰관이 웃고 있는데, 갑자기 총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탕탕탕탕탕…" 하고 총알이 10발 가까이 한꺼번에 연발되는 소리에 깜짝 놀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차로 향하고, 경찰관은 옆에 있던 경찰차 안에서 총을 꺼내 들고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한다.
그는 숨을 헐떡이며 넓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쇼핑몰 건너편으로 뛰어가면서 사람들에게 "여기서 나가라"고 계속 외치고, 무전으로는 "총기난사범이 있는 것 같다"고 알린다.
또 영상 속에 모자이크 처리된 사람을 지나치면서 무전으로 "부상자를 지나쳤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한다.
3분가량 지나 총소리가 가까워진 지점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른 그는 맞은편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해 20발 가까이 사격을 이어간다. 영상 속에서 총격범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경찰관은 "내가 그를 쓰러뜨렸다"고 무전으로 보고한다.
이후 그가 총격범이 쓰러진 쪽으로 다가가면서 다른 경찰관이 있는 것을 보고 "그가 쓰러졌나요?"라고 묻자, 다른 경찰관이 "그는 죽었다"고 대답한다.
브라이언 하비 앨런 경찰서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 영상은 (경찰 업무에서) 대중과의 일상적인 대화가 얼마나 빨리 생사를 가르는 상황으로 바뀌었는지 보여준다"며 "이 경찰관은 총성을 향해 달려가 위협을 무력화시켰고, 그의 행동에 대해 앨런 커뮤니티는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찰관의 이름 등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디캠은 경찰관이 몸에 부착하는 촬영 장비로, 이 경찰관은 가슴 부근에 부착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보디캠 영상에는 이 경찰관이 총을 쏘기 위해 팔을 들어올리는 모습과 튕겨나가는 총알 등이 나오는데, 그의 얼굴이나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지난달 6일 이 아웃렛 쇼핑몰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로 8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희생자 중에는 30대의 한인 부부와 3살 아들이 포함돼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 부부의 6살 큰아들도 어깨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받은 뒤 회복했다.
총격범은 33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확인됐으나, 범행 동기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과거 정신 병력이 있었으며,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을 통해 신(新)나치즘을 신념으로 드러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범행 당시 8정의 총기를 현장에 가져가 3정을 몸에 소지하고 있었고, 5정은 차 안에 뒀던 것으로 조사됐다. 빨리 진압하지 않았다면 더 큰 참사를 부를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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