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지 밀집 도시 아시포비치 인근 기지 내 연병장에서 움직임 포착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 본토에서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옮기기로 한 가운데, 벨라루스의 버려진 군부대 연병장에 텐트촌이 지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상업 위성업체인 '미디어랩'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벨라루스 군사 도시 인근의 비어있는 군 기지 내 연병장에 지난 26일부터 텐트들이 갑자기 들어서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26일은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반란에 나서 수도 모스크바 인근 200㎞ 지점까지 진격했다가 회군한 24일로부터 이틀 뒤다.
이 기지는 수도 민스크에서 130㎞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훈련장과 탄약고 등 군사기지가 다수 모여 있는 소도시 아시포비치 북서쪽 20㎞ 거리에 있다.
연병장 3만2천㎡ 정도의 면적에 6줄로 된 대형 텐트로 보이는 임시 구조물이 건립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물의 외양을 보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작년 이후 지어지기 시작한 집단 텐트 야영지와 비슷하다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미디어랩의 인공위성 해상도가 높지 못해 시설물의 모습은 희미하게 보인다고 NYT는 덧붙였다.
벨라루스군의 465 미사일 여단이 사용했던 이 기지는 2018년 아시포비치 인근으로 이전했다. 윌리엄 앨버크 국제전략연구소 연구원에 따르면 이 여단은 벨라루스 군 중에서 러시아산 전술 탄도 미사일인 이스칸데르를 보유한 유일한 부대다.
이곳은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완전히 비어 있었고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인공위성 사진은 최근 전개된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
러시아 반란 사태의 중재자를 자처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바그너그룹에 반란을 멈추고 벨라루스로 오도록 했는데, 이들 용병에게 비어있는 군 기지에 머물 것을 제의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재 당시 상황을 전하며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위한 캠프를 새로 건설하지 않겠지만, 사용하지 않고 버려진 군사기지 가운데 하나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면서 "울타리가 있고 모든 것이 있으니 텐트만 치면 된다"고 말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아직은 바그너 용병단을 어디에 수용할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들이 언제 벨라루스에 올지, 심지어 올 계획 자체가 있는지도 확실치 않다.
다만 러시아의 독립언론인 뵤르슷카는 지난 26일 바그너 용병들의 거처로 아시포비치를 지목한 바 있다.
bana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