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반란 후 첫 脫모스크바 현장 행보…연일 건재 과시 시도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간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반란 기간 자신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의 다게스탄 자치공화국을 방문해 세르게이 멜리코프 공화국 정부 수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이번 용병 쿠데타와 관련, "다게스탄에서 러시아 연방 지도자들의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멜리코프 수장의 발언에 대해 "(나도) 다게스탄과 전 러시아에 걸쳐 어떤 반응이 나올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 국민이 반란군에 반대해 자신과 러시아 정부를 지지할 것으로 확신했었다는 말이었다.
멜리코프는 반란 직후 푸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등 러시아 정부의 조치를 다게스탄 주민 모두가 지지했다면서 앞으로도 다게스탄 공화국은 대통령이 취하는 모든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바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24일 수천명의 용병단을 이끌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 진입해 도시를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진격하자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진압을 명령했다.
그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 러시아군 지도부의 부패와 무능을 처벌하라고 요구하며 회군한 바그너 그룹의 행동에 대해 '등 뒤에 칼을 꽂은 반역 행위'로 규정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캅카스 지역 관광산업 발전 회의를 주재하기위해 이날 오후 다게스탄 공화국의 카스피해 연안 관광도시 데르벤트를 찾았다.
푸틴이 반란 사건 이후 모스크바를 떠난 건 처음으로, 반란으로 인한 혼란이 진정됐고 국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과시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반란 당시 전 국민의 지지를 강조한 그의 발언은 바그너 그룹 부대들이 진입한 일부 러시아 도시에서 용병단과 프리고진이 주민들의 환영을 받은 일을 염두에 둔 반응으로 해석된다.
지난 24일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을 보면 바그너 그룹 병사들이 러시아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는 모습이 나온다.
바그너 그룹 차량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를 지나가자 젊은 남성들이 도로로 나와 박수를 보냈다.
바그너 용병과 웃는 표정으로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왼손 엄지를 세워 보이는 여성도 있었다.
바그너 그룹 수장 프리고진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한 정부와의 협상으로 반란을 멈추고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할 때도 현장에 모인 주민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고, 프리고진은 차창을 열고 주민들과 셀카를 찍는 모습이 포착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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