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권·역사·지리 등 20개 문항 정답률 평균 49%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외국 이민자가 캐나다 시민권 획득을 위해 거쳐야 하는 필기시험에 정작 캐나다 국민 대다수는 낙제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현지시간) 캐나다 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 기관인 '리저'가 내달 1일 건국기념일을 맞아 캐나다 국민의 시민권 시험 가상 성적을 조사한 결과, 합격률이 23%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는 외국인의 시민권 획득을 위해 일정 거주 요건 외에 필기시험을 통과하도록 했으나 정작 캐나다 국민의 상식 수준은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지적됐다.
시험은 객관식 20개 문항으로 출제되며 캐나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 등 기본권과 역사, 지리, 정부, 기초 법률 상식 등을 묻는다.
시험에서 응시자들은 75% 이상을 맞혀야 합격선을 통과할 수 있다. 이들을 위해 캐나다 정부는 미리 제작된 교재를 제공, 시험에 준비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캐나다 국민의 가상 합격률이 크게 저조한 데 더해 평균 정답률도 49%로 낙제 수준으로 집계됐다.
시험 문제 중에는 유명 위인에 대한 인물 상식이나 캐나다에 정착한 첫 유럽 국가를 묻는 역사 문제, 국가 상징물로 10캐나다달러에 인쇄된 캐나다인을 맞히는 문항 등이 포함돼 있었으나 조사에서 다수 응답자는 정답을 내지 못했다.
또 하원이 2006년 퀘벡인들에 캐나다 연방 체제 내 별도 '민족'의 지위를 인정했다는 사실에 대해 아는 응답자가 29%에 그쳤고 영국인의 캐나다 이주가 시작된 시기가 1610년이라는 역사에 대해서는 41%만 제대로 답했다.
이에 비해 캐나다 원주민이 토착 주민인 퍼스트 네이션, 프랑스계 혼혈인 메티, 극지방 원주민 이누이트 등 3개 그룹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정답률이 79%에 달했다.
캐나다의 모토가 '바다에서 바다로(From sea to sea)'라는 답을 맞힌 비율은 42%를 기록했다.
시험 점수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새스캐처원주 등 서부 지역이 50% 선으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은 가장 낮은 44%로 조사됐다.
가장 높은 정답률 기록은 82%로, '캐나다인이 자랑스럽다'는 문항이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1천5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무작위로 10개 문항을 제시해 실시됐다.
jaey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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