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 수배' 러 아동인권대표도 면담…이달 초엔 우크라 방문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전 종전 중재를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특사로 모스크바를 방문한 마테오 주피 추기경이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정교회 수장, 어린이 인권 담당 대표 등을 만났다고 로이터·타스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피 추기경은 모스크바 방문 일정 이틀째인 이날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 만나 우크라이나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 협상 중재 방안을 협의했다.
키릴 총대주교는 면담을 시작하며 "우리는 교황이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교구 가운데 한 곳을 이끌고 있고, 자국민에 중요한 헌신을 하는 아주 유명한 주교인 바로 당신을 모스크바로 보낸 것을 평가한다"고 말했다.
주피 추기경은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중 한 명으로, 이탈리아 볼로냐 대교구장과 이탈리아 주교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키릴 총대주교는 이어 "교회들은 공동의 노력으로 평화와 정의의 임무에 봉사할 수 있다"면서 "모든 평화 세력이 대규모 군사 분쟁을 막기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주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 (전쟁) 상황과 자신과의 만남에 대한 (키릴) 총대주교의 견해에 대해 몹시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뒤이어 이어진 회담의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주피 추기경은 이날 러시아의 어린이 권리담당 대통령 전권대표(옴부즈맨) 마리야 리보바-벨로바와도 면담했다.
리보바-벨로바는 이날 성명에서 주피 추기경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고 "군사 작전과 관련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아동 권리의 보호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자비가 대화와 상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인물이다.
ICC는 리보바-벨로바가 우크라이나 어린이 납치 및 강제 이송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ICC 비회원국으로서 해당 조처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대피시킨 것일 뿐 납치와 강제 이송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크렘린궁은 전날 러시아군이 어린이 인권을 침해했다는 유엔 보고서를 두고 "러시아군이 어린이들을 포격으로부터 구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주피 추기경은 28일엔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 담당 보좌관을 만나 역시 우크라이나전 평화협상 방안을 논의했다.
주피 추기경은 지난 6일에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바 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과 분쟁의 동결이 평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분쟁을 끝내기 위한 어떠한 협상도 우크라이나의 조건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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