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보다 42% 적은 1조717조원 그쳐…중국·중동은 상대적 선방
로이터 "'중국판 유니클로' 쉬인, 미 IPO 신청"…쉬인 "루머 부인"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및 기업공개(IPO)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조 달러(약 1천320조9천억원)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상반기 M&A·IPO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2% 적은 1조3천억 달러(약 1천717조1천억원)를 기록,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을 제외하면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680억 달러(약 89조8천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이는 저금리 당시인 2021년 한해 IPO 규모 5조 달러(약 6천604조5천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현재보다 IPO 규모가 작았던 때는 2016년 상반기 정도에 불과했다.
위성운영업체 SES와 인텔샛 간의 100억 달러(약 13조2천억원) 규모 합병 건 등 최근 6주 사이 지연·무산된 M&A 규모만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687억 달러(약 90조7천억원) 규모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도 미 당국 등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침체 우려, 미중간 지정학적 긴장, 은행권 불안 등 금융환경 악화, 기업과 투자자 간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침체 우려가 여전하고 여름에는 이러한 기업 거래가 잠잠한 경향이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반등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JP모건·씨티그룹·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들의 정리해고도 이어지고 있다.
월가 금융업체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도미닉 레스터는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이사회에서 자산 가치 산정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거래에 이르기까지 더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투자은행이 (고금리 등으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능력에 제약이 있고 대체 자금원은 너무 비싼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토르스텐 파울리는 "IPO 시장이 재개되려면 10∼15건의 거래가 잘 성사되어야 한다"면서 "내년 거래를 위한 준비가 다시 나타나고 있지만 기업들이 가치 평가에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기업 거래 시장에서는 중국과 중동이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으며, 중국 당국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감독을 대폭 강화하는 대신 자국 내 상장은 수월하게 만든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절반가량은 중국에서 모았으며, 종자회사 신젠타그룹은 이번 달 당국으로부터 올해 최대 규모로 예상되는 650억 위안(약 11조8천억원) 규모 IPO 승인을 받기도 했다.
IPO 서비스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마이크 벨린은 "하반기에 분명 몇 건의 IPO가 있을 것이다. 시장이 닫힌 것은 아니며 좋은 회사들은 항상 나올 수 있다"면서도 "우리가 논의 중인 많은 회사는 내년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기업가치가 600억 달러(약 79조2천억원) 이상인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 쉬인이 뉴욕증시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서류를 제출했으며 올해 말 IPO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쉬인 측은 구체적인 언급 없이 "이러한 루머를 부인한다"고 밝혔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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