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정치인 "프랑스 불탈 때 마크롱은 엘튼 존에 박수…무책임"
'비판 직면' 마크롱, 곧 2차 긴급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0대가 경찰 총에 맞아 숨진 일로 전국서 시위가 격화하는 동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가수 엘튼 존의 콘서트를 보러 간 것으로 밝혀져 비판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8일 밤 파리 아코르 아레나에서 열린 엘튼 존의 고별 순회공연에서 포착됐다.
28일은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나엘(17) 군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바로 다음날이다. 프랑스 전역에서는 이틀째 규탄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이 엘튼 존 공연에 참석한 사실은 엘튼 존의 동성 배우자인 데이비드 퍼니시가 무대 뒤에서 마크롱 대통령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극우정당 국민연합(RN) 소속의 티에리 마리아니 유럽의회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프랑스가 불타고 있을 때 마크롱 대통령은 내무장관이나 경찰 옆이 아니라 엘튼 존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며 "완전히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네티즌들의 비판도 쏟아졌다.
아마딘 포지라는 이름의 네티즌은 "프랑스가 불타고 있는데 프랑스 대통령은 엘튼 존 콘서트에 간다"며 "마크롱은 최하"라고 비판했다.
케니 리파라는 네티즌도 마크롱 대통령이 2019년 엘튼 존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는 사진을 올리면서 "(공연을 보러 간) 타이밍이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프랑스 전역에선 나엘의 사망 사건이 프랑스 경찰의 고질적인 인종차별 행태를 보인다며 사건 당일부터 사흘째 경찰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경찰서와 시청 등 공공기관에 돌 등을 던졌고, 거리에 주차된 자동차와 트램 등에 불을 질렀으며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다.
프랑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까지 전국에서 이번 시위로 체포된 사람만 421명 이상이다. 프랑스 정부는 과격 시위에 맞서 전국적으로 경찰관 4만명을 배치했다.
전날 긴급회의를 주재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몇 시간 동안 경찰서뿐 아니라 학교와 시청, 기관과 공화국에 대한 폭력이 두드러졌다"며 "이런 행위(폭력)는 절대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과격 시위를 비판했다.
현지 BFM방송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2차 긴급회의를 소집해 소요 사태를 진정시킬 방안을 논의한다. 엘튼 존 콘서트 참석을 둘러싼 비판이 쏟아지자 상황을 수습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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