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 기자회견…"中企 절반,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 못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중소기업중앙회는 3일 많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한계 상황에 처해있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기업 생존과 일자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최저임금특별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을 고려해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 수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중앙회는 "대·중소기업 간 2배가 넘는 임금 격차를 고려하면 최저임금 인상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최저임금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종사자들의 임금을 결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저성장 국면에 따른 경기침체와 공공요금 인상, 고물가로 인한 생산비용 급등으로 많은 중소기업이 한계 상황에 처해 있다"며 "기업 생존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을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우리 중소기업도 여력만 된다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더 주고 싶지만 임금 인상을 위해 빚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이미 중소기업의 절반(49.7%)은 영업이익으로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라며 "'고용이 있어야 노동이 있다'는 단순한 상식을 떠올려보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노사 모두에 손해"라고 주장했다.
김문식 중기중앙회 최저임금특별위원장은 "이번에는 도입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졌던 업종별 구분 적용이 무산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실망이 크다"며 "가장 어려운 업종을 기준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는 중소기업인들이 직접 참석해 '중소기업 못버틴다', '일자리 사라진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최저임금으로 인한 현장 애로를 전했다.
은종목 한국용접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주요 비용 증가 요인으로 중소 제조업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고 물가 상승은 근로자 생활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에도 큰 영향을 미쳐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슈퍼마켓, 편의점, 주유소 등 서비스업의 경우 높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영업시간 조정 등 서비스 축소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선홍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업계에서는 인건비 급등으로 로봇팔과 같은 자동화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자동화, 무인 매장 확대로 결국 고용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오선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현장에서 기능공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숙련 근로자에게 기회를 줄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현장 고령화와 숙련 인력 부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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