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인터뷰 "바그너의 러 지역 점령, 그게 얼마나 쉬운지 보여줘"
"크림반도 없는 종전 상상 못 해…그것은 승리 아냐" 탈환 의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용병기업인 바그너그룹 반란 사태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통제가 약해지면서 권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바그너그룹 사태에 대한) 푸틴의 대응이 약하다는 것을 봤다"면서 "우리는 그가 모든 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는 전날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오데사에서 이뤄졌고, 이날 일부가 공개된 데 이어 오는 5일 전문이 방송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깊숙이 들어가 특정 지역을 점령했다는 것은 그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를 보여준다"며 "푸틴은 그 지역에서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고, 그가 가졌던 모든 수직적 권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그너 반란 사태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대한 대반격 작전을 펼치는 와중에 불거졌으며, 우크라이나는 이런 혼란 상태가 작전에 호기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국의 정보 보고서를 거론하며 러시아인의 절반이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당국이 바그너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에 대한 지지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첨병 역할을 했던 프리고진은 지난달 하순에 방향을 바꿔 모스크바로 진격했다가 하루 만에 회군했다. 그는 현재 벨라루스에 머물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지역인 크림반도에 탈환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크림반도 없는 우크라이나를 상상할 수 없다"며 "크림반도가 러시아 점령하에 있는 한 그것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크림반도 없는 평화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느냐는 추가 질문에도 "그것은 승리가 아닐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자신 등을 만나 반격 작전 등을 논의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우린 그간 우리가 필요한 것과 우리가 행동할 준비가 어떻게 됐는지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해왔다"며 "나는 그에게 우리가 전장에서 필요한 모든 중요한 것들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동이 언론에 공개된 것에 놀랐다면서 "나와 CIA 국장 회동은 항상 막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공개 자체에 다소 불만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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