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폭력 시위 여파로 직접 면담 대신 화상 회담…"존경과 우정 확인"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유럽의 정치 지형을 결정할 내년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극우 정치인들이 3일(현지시간) 화상 회담을 하고 단합을 다졌다.
이탈리아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과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전·현직 대표인 마린 르펜, 조르당 바르델라가 이날 화상 링크를 통해 회담했다고 이탈리아 일간지 '라스탐파' 등이 보도했다.
살비니 부총리와 르펜 전 대표는 당초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 직접 만날 예정이었지만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운전 중이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한 이후 프랑스를 강타한 폭력 시위로 인해 화상 회담으로 대체했다.
극우 정당 동맹(Lega)의 대표이기도 한 살비니 부총리와 르펜 전 대표는 유럽 정계에서 극우 진영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인들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화상 회담에서 "유럽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좌파의 대안이 되는 모든 것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역사적인 최초의 중도 우파 정부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맹은 회담 이후 성명을 내고 살비니 부총리와 르펜 전 대표가 "존경과 우정의 상호 감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반(反)난민·이민, 반유럽연합(EU), 감세라는 공통 분모를 지닌 이들은 최근 유럽 전역에 거세게 부는 우파 물결을 등에 업고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해 EU를 변화시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전날 살비니 부총리는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RN을 포함한 '광범위한 중도 우파 연합'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살비니 부총리의 제안은 이탈리아 집권 연정의 한 축인 전진이탈리아(FI)를 향한 것이었지만 최근 별세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새 대표에 오른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은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
그는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는 AfD, 르펜의 정당과 어떤 종류의 합의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타야니 부총리는 전 유럽의회 의장으로 이탈리아에서 대표적인 친EU 정치인으로 꼽힌다.
타야니 부총리는 "유럽의회 의장으로 활동했을 때, 나는 스펙트럼이 다른 정당 간의 합의를 주도했다"며 "내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중시돼야 할 것은 이러한 합의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EU의 입법기구인 유럽의회 선거는 내년 6월 6∼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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