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콘퍼런스에 미국 기업으로는 퀄컴 한 곳만 후원사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오는 6∼8일 개최 예정인 세계인공지능회의(WAIC)는 상하이시 정부를 비롯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등이 공동 후원하는 중국 최대 AI 콘퍼런스다.
2018년부터 매년 상하이에서 개최했으며 참여 기업들은 중국 관리들과 교류할 기회를 얻는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행사 때는 미국의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메인 후원사인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사로 나섰다.
그러나 올해 행사의 '전략적 파트너' 10개 사 중 미국 기업은 없고, 그 아래 등급의 '엘리트 파트너' 22개 사에 퀄컴이 유일한 미국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신 미국의 제재 대상인 화웨이와 센스타임을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했다. 행사의 주요 의제 역시 중국 기업과 연사들이 주도한다.
AI 콘퍼런스이지만 세계적으로 '챗GPT' 열풍을 불러일으킨 미국 오픈AI는 참여하지 않았다.
SCMP는 "중국 규제 당국이 생성형 AI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챗GPT나 구글의 바드 같은 서비스는 중국 시장에 허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AI를 만리방화벽(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 내 또 다른 폐쇄적 정원으로 만들며 중국 기술기업들에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의 반도체 중국 수출 통제 강화로 애를 태우는 가운데 중국의 AI 콘퍼런스 후원에 대한 두려움은 미국 기업들이 '지정학적 지뢰밭'이 된 곳을 조심스럽게 디디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다만 후원사로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애플, 아마존, MS, 테슬라 등 미국 기업 대표단이 행사에 참석할 것이라고 WAIC 조직위는 밝혔다.
상하이 정부에 따르면 올해 WAIC에는 400여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중 최소 30곳은 챗GPT 같은 서비스를 구동하는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들이다.
한편, 상하이는 챗GPT 열풍이 일자 수만 명의 AI 인력을 유치해 중국 AI 산업의 중심지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글로벌 AI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상하이 관리들은 2025년까지 AI 분야에서 2만∼3만명의 인력과 500개 회사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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