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방통위원 2명 의결은 헌법·법률 위반"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이정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野) 4당은 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수신료를 전기료에서 분리해 징수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데 대해 "언론탄압"이라고 반발했다.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용산 대통령실 지시에 따라 김효재 직무대행 체제의 '반쪽 방통위'가 공영방송의 근간을 허무는 데 앞장섰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대책위는 "시행령 개정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분리 고지에 따른 징수 비용 상승 등 국민 부담과 사회적 혼란만 커지게 됐다"면서 "공영방송의 공적 역할 또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을 탄압하고 방송장악을 시도하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민주당은 향후 의원총회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방통위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관련한 기습적인 의결이 있었는데, 당 지도부 차원에서 분리 징수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모아 의총에 보고하는 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이날 오전 방통위를 항의 방문했다.
고민정·이정문·정필모·조승래 의원은 "행정절차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입법예고 기간을 40일로 정하고 있는데도, 방통위는 이를 무시하고 10일로 단축했다"며 "국무조정실 규제심사 생략, 법제처 입법예고 기간 단축, 행정안전부 긴급 관보 게재 등 관계 부처가 총동원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단식 중인 김현 상임위원을 찾아 격려하고 김 직무대행도 면담했다.
조승래 의원은 "국민 편익을 위해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한다지만 실제로는 불편함과 혼란을 가속할 것이다.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하는 건 말 그대로 공영방송을 길들이거나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수신료 문제는 수신료를 부담하는 국민 전체의 문제다. 분리 징수하면 6천억원대 수신료 수익이 1천억원대로 줄어든다는 것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내려는 사람이 없다는 걸 KBS도 잘 아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퇴장했던 김현 위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의 방통위원 2명의 의결은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면서 "방통위 설치 후 수신료 징수제도에 관한 공식 논의는 단 한 차례 하지 않았고, 사무처도 그동안 8차례에 걸쳐 현행 유지가 필요하다고 공식 입장을 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와 언론단체들이 헌법재판소에 시행령 개정 과정의 절차적 하자, 수신료 분리 고지로 야기될 시장 혼란, 사회적 비용 증대 등 문제점을 지적한 의견서를 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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