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엘니뇨 영향…기록 곧 다시 깨질 것"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지구 평균 기온이 연일 섭씨 17도 선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이틀 연속 경신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산하 국립환경예측센터(NCEP) 자료를 인용, 이날 지구 평균 기온이 17.18도로 측정됐다고 전했다.
전날 17.01도까지 오르면서 세운 사상 최고 기록을 불과 하루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종전까지의 지구 평균 기온 최고기록은 2016년 8월의 16.92도였다.
전문가들은 엘니뇨 현상이 한창이란 점을 고려할 때 이날 경신된 최고 기록도 조만간 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높이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엘니뇨가 발생했던 것은 4년 전이었으며,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엘니뇨가 다시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영국 그랜섬 기후변화 연구소 소속 기후과학 강사인 파울루 세피는 "엘니뇨는 아직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북반구에서는 여름이 한창이다"라면서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 내 기록이 다시 깨져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일 라이프치히대학에서 대기 방사선을 연구하는 카르슈텐 하우스타인 박사도 엘니뇨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평균 기온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7월은 약 12만년 전 간빙기 이래 가장 더운 달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AP 통신은 6일에도 지구 평균 기온이 17.18도로 전날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미 지구 곳곳에선 폭염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35도가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남부에서도 지난 몇 주간 무더운 날씨가 지속됐다.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경우 기온이 50도를 넘어섰으며 남극 대륙에서마저 이상 고온 현상이 관측된다.
예컨대 남극에 있는 우크라이나 베르나츠키 연구기지에선 최근 기온이 영상 8.7도까지 올라 7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위험·재난 감소 연구소(IRDR) 소속 보건학 교수 일란 켈먼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로 이러한 폭염이 나타났다면서 "기온 상승으로 끔찍한 습도를 포함한 폭염이 악화해 관련 사망자가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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