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방송 "글로벌 경제 둔화·경기침체 가리킬 가능성"
석유·철광석 타격 가장 커…내년까지 고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원자재 가격의 약세로 인해 글로벌 경제의 미래가 암울하리라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원자재 중에서는 석유와 철광석이 타격이 가장 크며, 이처럼 원자재 시장이 고전하는 데는 중국 경제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이유라는 진단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올해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포괄적인 척도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지수에 반영됐듯이 글로벌 원자재 가격은 지난 달 말까지 12개월 동안 25% 하락했다.
산업용 금속은 이 기간 3.79% 하락에 그쳤지만, 석유와 가스 같은 에너지 상품은 23% 떨어졌다. 반대로 곡물과 밀, 설탕 같은 농산물은 약 11% 상승했다.
이 지수의 전반적인 하락은 중국의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 노력이 탄력을 잃은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둔화와 경기침체를 겨냥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하고 있다.
원자재 시장 분석기업 케플러의 리드 아이안슨 선임 애널리스트는 철광석과 구리는 글로벌 경제의 경기 순환과 관련해 좋은 지표라면서 이들의 동향을 볼 때 특히 서방에서 경제활동의 광범위한 쇠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은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유럽은 그 뒤를 3~6개월 후에 따르리라는 것이다.
아이안슨은 부동산 시장의 부진 등 중국 경제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점이 원자재 시장이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 은행들은 중국 부동산 부문 침체가 수년간 지속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중국 정부는 공격적인 재정 부양책을 추구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타격이 가장 큰 원자재로 석유와 철광석을 꼽는다.
석유 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크게 하락해 브렌트유는 전년에 비해 35% 가까이 폭락했다.
따뜻한 겨울로 인한 유럽의 저조한 에너지 소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석탄 의존 등이 영향을 미쳤고, 올해 하반기에 극단적인 한파가 발생해야 에너지 가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철강 및 철광석의 경우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평균 가격은 건설 수요 부진으로 전년 대비 16% 하락했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했다.
S&P 다우존스 인다이스의 원자재 및 실물자산 담당 이사인 짐 위더홀드는 "산업용 금속 같은 상품은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같은 경제 선행 지표에 앞서 하락하는 경향이 있으며, 역사적으로 경기침체 발생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라고 방송에 말했다.
또 유가는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서 극적으로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위더홀드는 "통상 기업과 소비자가 경기 둔화 가능성을 앞두고 수요를 줄여 지난 몇 달 동안 많은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는 또한 인플레이션의 변화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낮아지면 원자재 시장은 단기적으로 더 많이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안슨 애널리스트는 "원자재가 초기 지표임을 고려해 볼 때, 가격이 상승 발판을 찾으려면 내년까지 힘겹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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