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민영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후 2% 넘게 하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37% 떨어진 6만9천900원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전일보다 2.51% 하락한 6만9천800원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선을 밑돈 것은 종가 기준 지난 5월 25일(6만8천800원) 이후 40여일 만이다.
2분기 실적에 대한 아쉬움이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개장 직전 공시를 통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천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날 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3조∼4조원대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2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을 감안하면 반도체 적자 규모가 1분기(-4조5천800억원)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날 발표된 영업이익은 증권가의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증권가 전망치 평균은 1천813억원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일부 증권사가 이미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4천억∼5천억원대로 상향 조정하며 기대치를 높여온 만큼, 이날 발표된 실적 수준은 시장 참여자들의 아쉬움을 유발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컨센서스 대비로는 잘 나온 게 맞지만 숫자상 작년 동기 또는 직전 분기 대비 많이 감소한 게 사실"이라며 "예상보다는 양호했으나 절대치는 부진했기에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실적이 2분기에 바닥을 지난 뒤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에 힘입어 개선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업황 회복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만큼 향후 주가의 방향은 수요 회복 '속도'에 달렸다는 평가가 많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실적은 2분기에 바닥을 쳤고 향후 좋아지겠지만 문제는 속도에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중요 변수인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만큼 안 나오고 있는데 만약 중국 경기회복 효과가 가시화하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세도 속도가 세게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039490] 리서치센터장 역시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하반기 주가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면서도 "3∼4분기 주가 반등의 폭은 수요 회복 강도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보다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계절성 덕분에 전체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하겠지만 비중이 가장 큰 반도체 부문의 경우 삼성전자 실적 설명회의 기조 설정에 달려있다고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감산 규모 확대나 설비투자 축소 의지 표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동참했지만 여전히 수요 둔화세에 비해 공급 축소 폭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공급자들의 운영전략이 더욱 이성적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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