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초국경 데이터 규제와 사이버안보 담론 비교' 논문서 아세안 사례 소개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국가를 넘나드는 플랫폼 서비스가 국경을 초월하는 데이터를 대량 양산하며 개인정보보호, 국가안보, 지역통합 등에서 이슈를 만드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이러한 데이터와 관련한 규제를 연구해 국민 개인의 권리 보호와 경쟁력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계간으로 발행하는 정보화 분야 전문 학술 논문집에서 이가연 성신여대 연구교수는 9일 '미·중 초 국경 데이터 규제와 사이버안보 담론 비교' 논문을 통해 이같이 제언했다.
논문은 "미·중 패권 경쟁과 다국적 플랫폼 기업의 출현이 초 국경 데이터 이동과 관련한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도록 하고 있다"며 아세안(ASEAN)이 취하고 있는 데이터 규제 관련 전략을 소개했다.
논문은 "아세안은 중간국들이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집단을 이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회피'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아세안은 미국과 중국 모두와 데이터 거버넌스 및 인프라와 관련한 협력을 하면서 집단적 공조를 통해 강대국에 맞서고 내부적 결속을 다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아세안의 협력을 통해 투명성·개방성·공정성 등의 자유 관념을 확산시키려고 한다.
또 기업이 국경 너머에서 활동할 때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확립된 원칙과 메커니즘을 사용하도록 하는데, 일부 아세안 회원국은 데이터 보호법을 제정함으로써 이러한 메커니즘을 받아들이는 듯 보인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협력에 있어 부패 정권에 대한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지리적 이점과 막대한 자본을 이용해 5G와 인프라 시설을 건설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데이터 안전법 제정을 통해 영토 내 관할에 대한 강력한 주권을 주장하며 데이터 이동과 규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지만, 중국의 데이터 규제에 대한 구문이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될 한계가 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논문은 국가와 기업의 초 국경적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유주의의 개방성의 담론은 자칫 사적 행위자의 데이터 독점으로 이어지고, 권위주의의 내정불간섭과 비공식적 협력은 자금의 출처와 사용의 불투명성을 초래해 국가 권력의 데이터 독점과 부패로 이어질 수 있는 각각의 맹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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