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원 25%이상 가입…공화당 대선주자·주지사들도
"'머스크 잡음' 트위터 대안…초당파성·신뢰도 측면 대적할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 미국 양당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트위터가 오랫동안 미 정계에서 독점하다시피 해온 뉴스와 토론 기능을 빼앗아 올지 주목된다.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6일(현지시간) 저녁 기준으로 미 연방 상·하원 535명 가운데 4분의 1을 훌쩍 넘는 의원들이 이미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100여 명으로 다수를 차지했지만, 공화당에서도 하원의원 30여 명과 상원의원 10명이 계정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총무, 보수파를 대표하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공화당 간판 정치인들도 포함된다.
그뿐 아니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팀 스콧 상원의원 등 내년 대선을 노리는 공화당 주자 6명도 계정을 열었고, 공화당 소속 주지사 몇몇도 스레드에 가입했다.
백악관 자체는 아직 관망하는 모습이지만, 니라 탠든 국내정책위원장과 앤드루 베이츠 언론 담당 부보좌관 등 백악관 보좌진 여러 명이 스레드 계정을 만들었다.
스레드는 전날 출시 이후 16시간 만에 3천만 회 이상 다운로드 될 만큼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트위터는 스레드가 트위터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정치인들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거나 정책 및 정견을 홍보하고 경쟁자들과 토론이나 논쟁을 벌이는 무대를 사실상 트위터가 독점해왔다는 점에서 스레드의 부상이 이목을 끈다.
그간 다른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의 초당파성이나 규모 측면에서 대부분 트위터의 경쟁이 되지 못했다고 악시오스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이나 게터 등은 우파가 압도적인 플랫폼이고, 마스토돈이나 포스트뉴스 등은 진보파가 우세하다는 것이다.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게 인수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정치인들 사이에서 신뢰도와 무게감이 있는 대체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스레드가 등장한 것이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민주당 보좌관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망가뜨리고 있다"며 "모두가 사람들과 다른 곳에서 만날 방법이 있는지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트위터의 경쟁 플랫폼들이 진보적이라는 시각이 있었는데, 스레드는 비교적 당파와는 거리가 먼 인스타그램과 연계된 플랫폼인 만큼 부담이 덜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공화당 보좌관은 "'오, 새로운 네트워크네. 우리 의원님이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처음으로 트위터의 진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년간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확산한다며 비판적 입장을 취한 민주당도 대체로 스레드를 트위터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 민주당 소속 중진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대해 "트롤(재미로 비방과 악의적 도발을 일삼는 사람)과 가짜계정, 허위정보, 인종차별, 적대감으로 엉망진창"이라고 비판했다.
로버트 가르시아(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의원들로서는 공동체와 접점을 찾는 데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나는 스레드를 정말로 낙관하며, 트위터가 살아남기를 바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우파 진영 일각에서는 이미 스레드를 향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극우 성향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일찌감치 보수파에 대한 편견을 이유로 스레드를 비판하고 있다.
미 하원은 곧 스레드 사용과 관련한 보안 지침을 배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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