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정동철 통신원 = 호주 내무장관이 최근 비자 문제로 호주 방문을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판하는 트워터를 올려 논란이 되자 연방 총리실이 긴급 진화에 나섰다.
7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클레어 오닐 호주 내무장관은 전날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자 문제로 호주 강연을 일단 취소했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주니어를 '패배를 인정할 줄 모르는 사람'·'어른 아이' 등의 표현을 쓰며 비난했다.
오닐 장관은 "트럼프 주니어의 비자 역시 다른 신청자와 동일하게 심사됐다"면서 "강연 티켓 판매가 부진해서 방문을 취소하고는 호주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트위터 글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기 대선' 주장과 관련, "정정당당하게 (싸워) 선거에서 져 놓고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한다고 반박하는 내용까지 포함됐다.
이 글이 외교적으로 논란이 되자 연방 총리실은 문제의 글을 삭제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언론에 따르면 오닐 장관의 트위터 글은 게시된 지 약 2시간 만에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트럼프 주니어의 비자 논란이 호주와 미국 관계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전문가들도 오닐 장관의 언행이 경솔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호주전략분석연구소(SAA)의 마이클 쇼브리지 이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오닐 장관의 글은 전혀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불필요한 자책골"이라면서 "거시정책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장관이 특정인의 개인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의 피터 제닝스 선임 연구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전히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면서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인물에 대해 경솔한 모욕을 가하는 언행은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인 자유당의 제임스 패터슨 외교 대변인도 "오닐 장관의 언급은 유치하고 미숙하다"면서 "그런 편협한 트위터가 아니라 호주가 직면하고 있는 국가안보 문제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5일 자신의 비자 심사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지연되고 있다고 호주 정부를 비난하며 강연차 호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dc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