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며칠 평균기온 신기록은 '10만년간 없던일' 분석
전문가 "지금은 맛보기…기상현상 갈수록 극단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올해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수년간 기승을 부려온 각종 기후위기도 예측하기 힘든 양상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8일(현지시간) CNN 방송 인터뷰에서 "세계가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평균 기온은 지난 6일 기준 17.23도까지 올라 이번주 들어서만 세번째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비록 비교할 수 있는 자료가 있는 건 현대적 기온측정이 시작된 20세기 중반 이후뿐이지만, 7월초에 이런 온도가 기록된 건 "최소 10만년 이내에는 없었을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미국 우드웰 기후연구센터의 제니퍼 프랜시스 연구원은 말했다.
6월 세계 해수면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찍고, 남극 대륙 주변의 해빙이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이런 현상은 수개월 전부터 조짐을 보여왔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4년 만에 다시 발생한 엘니뇨가 세계 기온을 더욱 끌어올린 결과로 풀이된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높이는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껏 본 적 없었던 수치가 나온 것은 사실이나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미 수십년간 지구온난화 가능성을 경고해 왔는데도 충분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프랜시스 연구원은 "이건 우리가 보게 될 것이라고 오랫동안 예상해 왔던 것과 완전히 맞아떨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러한 고온 현상이 어떠한 기후 위기를 초래할지 정확히 예측할 방법이 마땅찮다는 점이다.
영국 기상청 소속 과학자인 피터 스톳은 "세계 전역에서 폭염, 홍수, 가뭄이 더욱더 많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부 사례의 강도는 약간 놀랄 수준이었다"면서 "기후변화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처럼 선형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기후패턴이 바뀌면서 기존 모델로 예측한 것보다 더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이미 세계 각지에선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피해가 속출하는 모양새다.
미국 텍사스주와 남부 일대는 이상고온에 시달리고 있으며, 인접한 멕시코에선 올해 3월부터 6월 말 사이에만 최소 112명이 폭염에 목숨을 잃었다. 중국도 수도 베이징의 기온이 이번 주 40도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악의 더위를 겪고 있다.
스톳은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악화할 것이고, 더욱더 극단적으로 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가 보는 것들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성공적이지 않을 경우 벌어질 일의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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