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를 비롯해 전국에서 벌어진 정부의 세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경찰의 발포로 2명이 숨졌다.
8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에 따르면 전날 벌어진 시위 도중, 지방 도시 키수무에서는 진압 경찰의 실탄 발사로 2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나이로비에서는 75명이 체포됐다.
경찰은 나이로비에서 시내 중심가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뿐만 아니라 윌리엄 루토 정부에 대항해 올해 들어 네 번째 시위를 소집한 야당 지도자 라일라 오딩가의 호송 행렬에도 최루탄을 발사했다.
시위대는 나팔을 불고 춤을 추며 '우리는 지쳤다', 루토는 물러가라', '오딩가 없이는 평화도 없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돌을 던지며 저항했다.
시위는 야당 거점인 서부 키수무, 동남부 항구도시 몸바사, 중부 키시이, 북부 로드와 등지에서 이어졌다.
지난해 8월 치러진 대선에서 루토에게 근소한 표 차로 패한 오딩가는 이날 집회에서 루토 대통령 해임을 위해 1천만 국민의 서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오딩가는 환호하는 2천여명의 지지자에게 "케냐 국민이 선출한 의원들과 불법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루토 대통령은 케냐 국민을 배신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루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부족한 국고 충당을 위해 급여 근로자를 대상으로 1.5%의 주택 기금을 신설하고 연료에 대한 부가세를 16%로 두배로 인상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재정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가뜩이나 고물가에 따른 생활고를 겪는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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