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완 콘텐츠사업 임원 "한국적인 정체성 유지해야 경쟁력"
한국콘텐츠진흥원, 프랑스 파리에서 K-스토리&코믹스 콘퍼런스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한국 콘텐츠 시간을 계산해봤더니 10만시간이 넘습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모두가 한국에 어마어마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한국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들 인지한 거죠."
유럽 미디어그룹 메디아완에서 콘텐츠사업을 이끄는 소니아 라투이 부본부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파리의 한 호텔에서 사흘간 개최한 '2023 K-스토리&코믹스 인 유럽' 마지막 날인 6일(현지시간)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라투이 부본부장은 메디아완이 운영하는 공포·스릴러 전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채널 '인섬니아'에 독점적으로 방영할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를 최근 구매했으며 공포, 판타스틱,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 확보를 위해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다른 나라가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방식에는 회의적이라고 밝힌 라투이 부본부장은 "한국 콘텐츠가 우월한 이유는 바로 한국이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스크린 속 한국 콘텐츠가 (다른 나라의 콘텐츠와) 섞이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한국 콘텐츠가 국제 시청자들을 위해 바뀐 경향을 볼 수 있는데 주제나 감수성은 여전히 아주 한국적이다. 이를 계속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한국 콘텐츠의 강력한 경쟁력은 한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을 때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청각 콘텐츠를 주로 다루는 메디아완이 '스토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해 나가는 한국의' 웹툰'에서도 굉장한 영감을 받고 있으며 "웹툰을 드라마 등으로 각색할 수 있을지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형 출판그룹 메디아파티시파시옹이 지난 3월 출시한 웹툰 플랫폼 'ONO'의 아이나라 이파스 대표도 이날 발제자로 나서 "한국 콘텐츠 수급뿐만 아니라 웹툰 제작 전문성을 갖춘 한국 스튜디오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파스 대표는 프랑스와 벨기에 만화 출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메디아파티시파시옹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 형식의 독자층을 겨냥해 프랑스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유통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ONO의 주요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에는 이미 200만명이 넘는 웹툰 독자가 있으며 이들 중 다수가 18∼35세 여성 독자로, 주로 로맨스와 BL(보이스 사랑·동성애)이 인기가 많다"며 "한국의 플랫폼을 통한 웹툰 서비스가 프랑스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성훈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장은 "유럽에서 만화, 웹툰, 게임, 방송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임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K-웹툰, K-스토리의 동향을 분석하고 앞으로 한국 콘텐츠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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