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의 대통령 집무실·관저 점거 당시 유물 분실…"이달 내 돌려주면 사면"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대통령실을 점령당했던 스리랑카 정부가 1년 만에 당시 사라졌던 보물찾기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스리랑카의 전직 총독과 대통령 관련 국장(國章)을 비롯해 다양한 유물들이 사라졌다"며 1622년 스리랑카의 7대 총독으로 임명된 포르투갈인 조르즈 드 알부케르크를 비롯해 5명의 스리랑카 총독의 국장 사진을 공개했다.
사만 에카나야케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유 재산을 불법으로 소지하는 것은 범죄라며 다만 이달 안에 자진 신고하면 사면해 주겠다고 밝혔다. 또 이 물건과 관련된 정보가 있다면 대통령실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실이 점거됐을 때 일부 시위대가 이를 훔쳐 간 것으로 보고 있다.
스리랑카는 국가 부도 사태를 겪으며 극심한 경제난을 겪자 지난해 7월 9일 시민들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6일간 대통령 집무실과 사저 등을 점령했고, 시위대를 피해 군부대로 대피했던 라자팍사 전 대통령은 결국 사임했다.
이 기간에 수만명의 시민들은 마치 관광지처럼 대통령실을 찾았고 전용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거나 침실과 정원 등을 구경했다.
당시 경찰은 이런 시민들을 제재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깃발과 전용 잔을 집으로 가져갔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사람들은 체포한 바 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