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죽은 형 추모시위 29세 남성 "폭력진압 피해" 호소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프랑스에서 알제리계 10대 소년이 경찰 총격에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와 폭력 사태가 벌어진 직후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져 주목된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곳곳에서는 7년 전 경찰에 체포돼 구금 중 24세의 나이로 숨진 흑인 남성 아다마 트라오레를 추모하는 시위가 진행됐다.
이중 수도 파리에서 열린 2천명 규모의 시위에는 아다마의 동생 유수프 트라오레(29)가 참석했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이 과정에서 눈에 상처를 입었고 경찰서에서 건강이상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FP 통신은 유수프의 의료기록을 살펴본 결과 코뼈가 부러졌고 두부외상과 가슴·복부·요추 타박상, 눈 주변 멍 등이 생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프랑스 경찰 내 소식통은 유수프가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시위가 시작된 직후 경찰관을 때렸다가 공무원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진압복을 입은 경찰관들이 저항하는 유수프를 쓰러뜨린 뒤 눌러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스페인 EFE 통신은 현장에서 유수프의 체포 장면을 찍던 언론인들이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취재 장비가 손상됐다고 주장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유수프는 자신은 경찰관을 공격한 적이 없다면서 부당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와 남매지간인 아사 트라오레는 경찰이 유수프를 "습격했다"면서 "내 다른 형제(아다마)는 이와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이후 석방된 유수프는 이튿날에는 함께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다른 남성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사건은 이달 14일 프랑스 혁명 기념일을 전후해 시위에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불거졌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27일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0대 운전자 나엘군이 경찰의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 후 전역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고, 방화와 약탈 등이 동반되면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나엘군의 장례식이 끝난 이후 시위는 잦아든 모양새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인종 갈등과 불평등, 빈곤, 불공정한 법 집행 등 오랫동안 누적돼 온 프랑스 사회의 병폐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으로 진단된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