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으로 추가 담보 요구한 채권 은행과 합의 도출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최근 공매도업체의 공격 대상이 된 '기업 사냥꾼' 칼 아이컨이 은행의 도움으로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아이컨이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은행들과 대출 계약 조건 변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투자회사인 아이컨엔터프라이즈(IEP) 주식 85%를 보유한 아이컨은 자신의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거액을 빌렸다.
아이컨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60%를 담보로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컨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30억 달러(약 3조9천억 원) 이상이고, 담보로 맡긴 주식의 총액은 60억 달러(약 7조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IEP가 공매도업체의 공격을 받은 뒤 주가가 40% 가까이 폭락하면서 담보가치도 함께 떨어졌다는 것이다.
은행 측은 담보 가치가 대출액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추가 담보를 요구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은행들이 기존에 담보로 잡혔던 주식을 처분하는 '마진콜'로 주가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아이컨은 담보를 일부 늘리는 한편, 개인 채무를 3년간 갚아나가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협상 끝에 은행들도 아이컨이 제시한 방안을 수락해 은행들의 담보 처분으로 인한 주가 폭락 시나리오를 피하게 됐다.
앞서 공매도업체 힌덴버그 리서치는 지난 5월 IEP가 보유 자산의 가치를 부풀리고 과다 차입에 의존해 경영함으로써 실제 자산 가치의 몇 배나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컨 측이 적극적으로 힌덴버그 리서치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최근 수년간 거액의 투자 손실을 기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증폭했다.
이에 따라 180억 달러(약23조5천억 원)에 달하던 시총은 100억 달러(약 13조 원)대로 급락했고, 경영과 관련해 연방 검찰의 수사 대상에도 올랐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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