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여성 인질로 잡고 5시간 넘게 경찰과 대치
창문 깨고 창밖으로 물건 던져…투숙객들 공포에 떨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서 한 남성이 한 여성을 인질로 삼고 경찰과 5시간 넘게 대치하다 체포됐다.
라스베이거스 경찰국(LVMPD)은 이날 오전 9시 15분께부터 라스베이거스 한 호텔에서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약 5시간 반 만인 오후 2시 46분께 체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소셜미디어 공지로 "특수기동대(SWAT)가 호텔 방에 진입해 용의자를 연행했다"며 "방에 함께 있던 여성은 안전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한 남성과 여성이 다투다 여성을 호텔 방 안에 강제로 끌고 갔다는 호텔 보안요원의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지역 방송 등에 따르면 상황이 발생한 곳은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 21층에 있는 방으로, 남성이 인질극을 벌이면서 창문을 깨고 창밖으로 TV와 의자, 각종 집기를 잇달아 내던졌다.
이 남성은 호텔 방문을 열기를 거부하면서 자신이 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고, 경찰은 특수기동대와 위기협상가들을 투입해 대응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체포 당시 실제로 무기를 갖고 있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현재 이 남성의 신원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사건이 벌어진 시저스 팰리스 호텔은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중심가에 있는 29층 규모의 대형 호텔이다. 이곳에서 5시간 넘게 인질극이 이어지면서 투숙객 수백명이 공포에 떨어야 했다.
특히 인질극을 벌인 남성이 창밖으로 내던진 물건들이 1층에 있는 야외 수영장으로 떨어지면서 수영장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 황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AP통신은 이 호텔의 5층에 있는 방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있던 자사 기자 존 마셜의 목격담을 전했다. 마셜은 이 남성이 약 1시간 동안 물건들을 창밖으로 내던졌다면서 "방 안의 가구를 거의 다 비운 것 같다"고 말했다.
호텔의 다른 투숙객인 베벌리 블랙웰(56)은 자신이 호텔 수영장 옆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들은 뒤 위쪽의 깨진 창문에서 커튼이 펄럭이는 것을 보고는 총격 사건이 벌어질 줄 알고 놀라 도망쳤다고 AP에 전했다.
블랙웰은 "호텔 창문이 깨지는 것을 봤을 때 초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며 "아주 무서웠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언론사들의 논평 요청에 "경찰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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