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해상에서 4천400억원 규모 경질유 환적 혐의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가 원유 불법 환적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이란과 카메룬 국적의 초대형 유조선을 나포했다.
12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전날 인도네시아 해안 경비대는 인도네시아 북나투나해상에서 이란 국적의 초대형 유조선 MT아르만 114호(아르만호)가 카메룬 국적의 유조선 MT S티노스호(티노스)에 허가 없이 원유를 옮기는 것을 적발해 지난 7일 나포했다고 밝혔다.
나포 당시 아르만호에는 경질유 27만2천569t(톤)이 실려 있었다. 돈으로 환산하면 3억4천만 달러(약 4천400억원) 규모다.
아안 쿠르니아 해양 경비대장은 "아르만호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조작해 홍해 위에 있는 것으로 표시됐지만 실제로는 북나투나해상에 있었다"며 경비정이 나타나자 아르만호가 원유를 바다에 버리며 말레이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달아났다고 밝혔다.
해양경비대는 말레이시아 당국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추적, 아르만호를 나포했고 이집트인 선장과 28명의 승무원, 승객 3명을 체포했다.
유럽선박정보시스템(Equasis)에 따르면 티노스호는 2018년 폐기될 예정이었던 낡은 유조선이다. 또 아르만호는 과거 그레이스 1이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유럽연합(EU)의 제재에도 시리아로 석유를 반입하려 한 혐의로 2019년 7월 영국 왕립 해양 특공대에 의해 나포됐다가 풀려난 전력이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국제 사회가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의 원유 거래를 제재하자 최근 싱가포르 해협에서 불법으로 이들 국가의 원유를 거래하는 활동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1만7천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 공해는 넓은 바다에 경비 인력은 적어 이런 불법 환적이 자주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해양경비대는 해역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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