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재무장관 "이달 말까지 외환보유고 150억 달러로 확대 기대"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파키스탄을 돕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유동성 공급 지원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파키스탄 중앙은행에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를 예치했다. 이번 지원은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를 늘리기 위한 지원으로 대출이 아닌 예탁 형식이며 최소 1년 동안 파키스탄 중앙은행에 보관될 예정이다.
이샤크 다르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이 외환보유고를 늘리겠다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약속을 잘 이행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덕분에 파키스탄이 한 달간의 수입 통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외환보유고를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지원은 IMF 이사회가 30억 달러(3조9천억원)의 구제금융을 최종 승인하기 하루 전에 이뤄졌다.
당초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4월 자금 지원을 약속했지만, IMF가 구제금융을 제공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지원을 미뤄왔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IMF와 파키스탄은 30억 달러 규모의 대기성 차관(SBA) 지원을 위한 실무 합의에 이르게 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도 20억 달러를 지원하게 됐다.
다르 장관은 IMF의 구제금융 지원이 이뤄지면 사우디아라비아 외에도 더 많은 양자·다자간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기준 35억 달러(약 4조5천억원)에 불과한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가 이달 말에는 150억 달러(약 19조 4천억원)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해 대외 부채 문제에 시달리다 2019년 IMF와 65억 달러(약 8조4천억원)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했다.
하지만 구조조정 등 정책 이견으로 지난해 말부터 지급이 보류됐다. 그 사이 파키스탄은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 대홍수 등이 이어지면서 최악의 경제난에 빠졌다.
파키스탄은 IMF로부터 대기성 차관(SBA) 지원을 받기로 실무 합의에 이르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이번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에만 230억 달러(약 29조7천억원)의 대외 채무를 상환해야 해 외환 위기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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