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핵심 엔진 꺼진 中…"1분기 외국인투자, 작년의 20% 수준"

입력 2023-07-13 16:21  

경제 핵심 엔진 꺼진 中…"1분기 외국인투자, 작년의 20% 수준"
WSJ 보도 "시진핑이 중국 경제의 핵심적인 엔진 꺼"
시진핑의 국가안보 의제, 정부·지자체 외자 유치에 혼선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중국의 각 도시는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자본이 절실해지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서방 기업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려 하고 있다.
또 중국 당국은 3년 만에 국경을 재개방하면서 올해를 사실상 '중국 투자의 해'로 정했으며, 관리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국제행사와 박람회 등을 잇달아 개최하는 동시에 해외홍보 투어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국가 안보 차원의 외국의 위협 차단에 초점을 둔 시진핑 국가주석의 의제와 충돌하면서, 외국기업에 중국 투자를 지뢰밭처럼 만들었다.
중국 남서부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의 한 무역 관계자는 최근 유럽으로 투자 유치 출장을 떠났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그가 20년 동안 유럽 쪽을 상대로 투자 유치 활동을 하면서 한 건의 양해각서조차 체결하지 못하기는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이처럼 조화롭지 못한 상황을 소개하면서 "시진핑이 중국 경제의 핵심적인 엔진을 끄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시 주석이 주도한 국가 안보 의제는 급습과 수사, 구류로 이어지면서 서방의 경영 컨설팅과 회계업체, 그리고 다른 회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특히 반(反) 간첩법(방첩법)의 강화는 서방 경영인들에게 시장 조사와 같은 일상적 비즈니스 활동을 하는 것조차 자칫 스파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이런 흐름은 이미 민간 투자와 소비 부진에다 청년 실업률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제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이 중국 정부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올해 1분기 200억 달러(25조5천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의 1천억 달러(127조5천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다.
지난 5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상무부 자료를 인용, 1분기 중국의 실제 사용 외자가 전년보다 4.9% 증가한 4천84억5천만위안(약 77조원)이라고 로디엄그룹과는 다른 내용을 전한 바 있다.
실제 사용 외자는 중국이 외국 기업과 계약하며 이미 받은 금액을 나타내며, 매월 상무부가 FDI의 지표로 발표한다. 다만 상무부는 1분기 FDI 규모를 미화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중국으로부터의 자금 유출이 중국 내 자금 유입을 상쇄할 것으로 예측한다.
지난 40년 이상 지속해 유출보다 유입된 돈이 더 많았던 나라에, 개방에 따른 외국인 투자와 전문성에 의존해 혁신과 생산성을 높여온 나라에는 놀라운 변화라는 것이다.
최근 중국의 한 경제단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 독일, 다른 유럽 기업들은 중국 내 사업 확장을 중단하거나 투자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WSJ은 많은 중국 관리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자신들의 전통적인 전략이 무너졌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중국 저장성 항구도시 닝보에서 열린 '저장성 투자' 포럼에 참석했던 미국인 컨설턴트 캐머런 존슨은 이 신문에 현지 관리들의 메시지는 "우리는 비즈니스를 위해 정말 열려있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존슨은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확한 초점을 알기 어렵다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지적하고는, 외국 기업들로서는 준수할 로드맵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책에 대한 명확성이나 지침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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