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직격탄 맞아…수요 줄자 반값 떨이 매물도 등장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천문학적인 사업비가 투입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야드 재개발 지역의 고가 아파트가 판매 개시 4년 후에도 여전히 절반이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서남부 철도기지를 재개발한 허드슨야드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부동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92층 건물에 143개의 거주 공간을 배치한 35 허드슨야드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약 50%가 공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발업체 측은 아파트의 가격을 깎아 '떨이'로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에 거래가 등록된 아파트의 거래 가격은 당초 책정가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현재 시장에 등록된 매물 중에서는 50% 가까이 할인된 가격도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다.
허드슨야드는 허드슨강 주변의 철도 기지창을 재개발한 프로젝트다.
사실상 버려진 것과 다름없던 땅에 초고층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올렸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한 벌집 모양의 건축물 '베슬'을 세우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로 경관을 탈바꿈했다.
2012년에 착공돼 250억 달러(약 32조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모델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2019년 1단계 개발을 마치고 부동산 판매에 들어가자마자 불거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한동안 각국 정부가 해외여행을 제한하면서 뉴욕 고가 부동산의 잠재적 고객인 아시아 등 외국의 부유층이 발이 묶였고, 이에 따라 기대만큼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도 아파트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개발업체 입장에선 허드슨야드를 뉴욕의 랜드마크로 변신시키기 위해 건설한 벌집 모양의 건축물 '베슬'이 잇따른 자살 사고 이후 폐쇄된 것도 악재로 꼽힌다.
다만 개발업체 측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날 조짐을 보인다면서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개발업체 '릴레이티드'에서 판매를 총괄하는 셰리 토백은 최근 구매 문의가 늘었다면서 "수익성 면에서 예전에 비해 숨 쉴 공간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준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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